자신의 사무실에서 야구방망이로 탱크로리 기사 유홍준씨를 폭행한 뒤 ‘맷값’ 2천만 원을 던진 혐의로 구속된 최철원 M&M 전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식지 않고 더욱 하늘을 찌르고 있다. 돈 없는 이들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사고를 쳐도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막장 천민 자본가’의 전형적인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오죽하면 ‘맷값 2천만원을 모금해서 최철원을 똑 같이 때려주자’, ‘우리도 파이트머니를 걷자’는 말까지 나돌고 있겠는가. 국민들이 최 씨에게 더욱 공분하는 이유가 있다. 경찰조사를 받으러 가면서 전혀 죄송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사회적으로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한 말 때문이다. 국민들에게는 이말이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고, 재수 없이 이 사건이 드러나서 사회가 시끌시끌해진 게 유감’이란 말로 들린다. 여기에 더해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최 씨가 회사 임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이웃 주민에게 야구방망이를 들고 위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해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방송에서 한 전직 직원은 “최 전 대표가 임직원들을 ‘엎드려뻗쳐’를 시켜놓고 곡괭이 자루나 삽자루 같은 것으로 두드려 패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사무실에 사냥개를 끌고 와 여직원들을 위협하기도 했다는 충격적인 주장도 나왔다. 앞으로 이부분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야 정확한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참으로 어이없다. 이런 일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슬프기까지 하다. 최 씨가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 문제로 항의한 이웃주민을 야구 방망이로 협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는 회사 경영자가 아니라 조폭이다. 문제는 재벌 2세들의 이런 막장행태가 그동안 자주 일어났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얼마 전 미국 LA타임즈가 “한국 재벌은 자신들이 마치 법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보도했을까. 사실 우리나라 법은 재벌들에게 관대했다. 만약 일반 서민들이 다른 사람을 폭행하거나 경찰관을 매달고 뺑소니치면 몇 년씩 징역살이를 해야 한다. 그러나 재벌들은 집행유예나 벌금, 사회봉사 등으로 풀려나곤 했다. 따라서 국민들의 불신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법과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 영향력이 큰 재벌들과 재벌 2세들도 사회적 공인(公人)이라는 의식을 갖고 자식관리와 자기관리를 엄격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