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왜 그렇게 ‘공짜 밥’을 못 먹여서 목을 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 확보를 위해 급기야 빅딜카드를 꺼내 들고 무차별 예산삭감 등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가뜩이나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데 무상급식에 민주당이 그렇게 집착하는 이유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이 건 다수당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 지금 시급한 것은 무상급식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경제를 살리려는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노력이 우선이다. 그런데도 경제를 살릴 확실한 대안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마냥 무상급식에 올인 하는 모습은 옹색하기만 하다. 유권자들이 고작 이 정도 일을 하라고 도의원으로 뽑아줬을 리 만무한데도 말이다. 민주당이 그토록 무상급식을 주장하면서 무한돌봄 사업비 46억9천만원 가운데 19억9천만원을 삭감한 것으로 볼 때 당장 손길이 필요한 노인복지나 무한돌봄 사업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이 정도면 ‘복지’에 대한 이율배반도 도가 지나쳤다. 뿐만 아니다. 당초 상임위원회에서 9억원이 깎였던 경기국제보트쇼 예산은 예결위 소위에서 32억여원 전액 삭감됐다. 또 세계요트대회 15억9천만원과 국제항공전 12억5천만원, 세계유기농대회 22억원 등 행사비용이 모두 삭감돼 이대로라면 행사를 접을 수 밖에 없다. 화성 전곡항 일대에서 2008년부터 매년 열린 국제보트쇼는 김문수 지사가 공을 들인 독자사업으로 ‘국제보트쇼주최자연합(IFBSO)’으로부터 국제전문보트쇼 인증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전시성 사업이라며 예산의 전액 삭감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도대체 대외적인 신인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도의회 민주당이 이와 관련해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 760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칼질한 예산을 보면 삭감된 400억원과 이 예산에 수반되는 국비보조 126억원까지 모두 526억 가량이 된다. 아무리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무엇이 경기도를 위하는 것인지는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기도민의 당’이 돼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잣대로 시시비비를 가려야 옳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무상급식 예산 760억원은 단순통계에 불과할 뿐 정작 시행에 들어가면 몇 배나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공짜 밥’을 먹이려다 자칫 경기도 살림이 거덜이라도 난다면 도대체 그 뒷감당은 누가 책임 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