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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범관 의원의 불편한 ‘립서비스’

이천과 여주를 지역구로 둔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이 일본에 약탈당한 이천오층석탑 반환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6·25전쟁 때 유실될 수 있었는데 일본이 잘 보관해 줘 고맙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천오층석탑 환수를 위한 2차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만약 이천오층석탑이 한국에 계속 있었더라면 6·25전쟁 때 유실될 수도 있었다. 일본이 이를 잘 보관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심포지엄에서 일본의 문화제 약탈 행위를 강하게 비판을 한 후 오층석탑을 환수받기 위한 ‘립서비스’일 뿐”이라며 해명하고 있다.

이 의원의 발언이 공론화 되자 이천여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민주노동당 이천지역위원회 등 지역 8개 정당과 시민 단체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이천오층석탑과 관련한 망언을 한 이 의원은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해 노력해 온 많은 단체와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직껏 사과는 커녕 이 의원 측은 “일본의 약탈을 정당화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이천오층석탑 환수 분위기가 무르익어 ‘립서비스’ 차원에서 했던 말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이천오층석탑이 현재 일본에 있는 상황에서 빼앗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립서비스’라도 해서 반환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쯤 되면 대단한 ‘립서비스’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어떻게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국민정서는 아랑곳없이 그것도 일본 한복판에서 고작 한다는 것이 ‘립서비스’란 말인가. 그들의 주장대로 앞뒤 말을 모두 잘라냈다 쳐도 6·25 전쟁 운운한 것은 참으로 딱하고 부끄러운 노릇이다. 일본인들이 해야 할 말을 한국의 국회의원이 나서서 대변한 꼴이 됐으니 한마디로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이 의원의 문화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러하다면 일본이 이천오층석탑을 한국에 돌려주는 것에 한국 국민들이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으로 수탈 문화재 환수를 위한 수많은 노력들을 일본의 선처를 구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앞서 이천오층석탑을 보유하고 있는 오쿠라 재단 측은 “지금껏 석탑이 도쿄에 있어도 잘 보관돼 있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데다 다른 박물관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반환을 거부해오다 지난 10월 말 “오층석탑이 재단 소유이고 문화재로서 국가의 문화재 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국가 간 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정부가 반환을 허용할 경우 한국에 돌려줄 수 있다”고 전향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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