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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대머리 여가수

‘대머리 여가수’라는 제목이 붙은 이오네스코의 연극은 1950년 초연 당시 기존의 문법을 따르지 않아 부조리극의 효시라 불린다. 대학로의 대표적인 배우들이 합세해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줄 연극 ‘대머리 여가수’가 대학로 SM아트홀에 공연되고 있다.

한 중년가정을 통해 소통 불능에 빠진 현대인을 비꼬고 있는 연극 ‘대머리 여가수’에는 실제로 대머리 여가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연극에서 대머리 여가수는 그냥 제목에 불과할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짜 대머리 이야기는 여기서부터다. 금발의 글래머 스타 카메론 디아즈가 영화를 위해 대머리를 감행해 화제가 된적이 있다. 2009년 그녀는 조디 피콜트의 소설 ‘쌍둥이별’(My Sister's Keeper)을 영화화한 작품의 삭발 연기를 위해, 직접 매력적인 금발을 밀었다. 머리는 민둥산이 됐지만, 병때문에 머리카락이 없는 딸을 위해 기꺼이 삭발을 하는 어머니 사라를 연기한 카메론 디아즈의 연기에 대한 네티즌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한국에서 대머리 배우는 찾기 힘들다. 배우 이덕화나 가수 설훈도가 대머리를 감추기 위해 가발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앞머리가 드러나는 배우 숀코네리가 가장 멋진 머리칼을 가진 배우로 꼽히기도 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대머리를 드러내놓고 자랑하기는 좀 그런가 보다.

한국사회에서 대머리에게 대머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견해인가 보다. 수원지법 형사 제13단독 이수민 판사는 13일 온라인 게임 채팅 창에서 상대방을 ‘대머리’라고 표현해 비하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김모(30)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머리는 머리털이 많이 빠져 벗어진 머리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하는 표준어일 뿐 단어 자체에 경멸이나 비하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결의 이유다. 대머리라고 표현한 것을 유죄로 인정한다면 처벌의 무분별한 확장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머리 장본인들은 대단한 콤플렉스를 갖고 산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 /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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