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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남양주 폭음

‘남침용 땅굴을 찾는 사람들(남굴사)’이란 모임이 있다. 화성시 매송면 지역에서 땅굴의 징후가 발견됐는데도 관계기관이나 정부가 ‘휴전선으로부터 62㎞ 떨어진 후방까지 도저히 땅굴을 파면서 내려올 수 없다’고 묵살하자, 2001년 4월 모임을 결성했다고 한다. ‘남굴사’ 홈페이지(http://www.ddanggul.com)에 들어가 보면 ‘화성남침 땅굴은 진실입니다’라는 글 등이 있는데 게재된 내용을 보면 도대체 믿어야 옳은지, 난감할 정도로 이들의 주장은 확신(?)에 차있다.

김포와 파주, 의정부, 연천, 동두천 일대에서 벌어진 땅굴찾기 소동은 1988년 4월 국군기무사 준위로 근무중이던 정지용 씨(2002년 12월 사망)가 자신의 고종사촌으로부터 “땅굴이 김포반도로 내려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군에 시추를 요구하면서다. 주민들도 “땅이 울렸다.”, “지하에서 폭음과 궤도차 소리가 들렸다”며 땅굴 징후를 이야기했다. 땅굴 찾기에 빠진 정씨는 이듬해 7월 아예 전역을 하고 동료들을 규합해 본격적인 땅굴 찾기에 나섰다. 이들이 4년간 뚫은 시추공은 400여 개에 이르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남양주시에서 3주 째 계속되고 있는 ‘의문의 폭음’ 이 오리무중이다. 지난 1월24일 밤 화도읍 묵현2리 스키장 인근 마을에서 ‘펑’하는 폭음을 들은 주민들이 땅굴을 파는 것으로 의심해 군 부대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시와 군경이 여러 차례에 걸쳐 합동조사를 벌였으나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자 ‘남침용 땅굴’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폭음을 분석한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가 땅 속에서 들리는 저주파 소리가 아닌 3천㎐의 고주파 소리로 땅굴과는 관련이 없으며 “해안포나 곡사포 화력의 65%에 해당하는 폭발음으로 묵현리에서 반경 10㎞ 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내놨다. 답답해진 남양주시는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묵현리 인근 설비시설에서 압축됐다가 분출되는 고압분출음’으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문제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뒷받침할만한 시설이나 훈련 등이 묵현리 인근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두 전문기관의 분석이 일치하는 것은 지하에서 발생한 소리는 아니라는 것뿐이다. 정말 귀신 곡(哭)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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