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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획부동산에 발목잡힌 이진용 가평군수

검찰이 이진용 가평군수에게 기획부동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 강남의 기획부동산업체들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이들 업체가 매입한 가평군 내 토지의 분할매매 허가를 내주는 등 각종 인·허가에 편의를 봐준 혐의다. 이들 기획부동산들은 일명 ‘쪼개기 수법’으로 분할매매가 금지된 임야 등 토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이 군수에게 뇌물을 주고 분할매매 허가를 받아내 비싸게 되팔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9일 가평군청 비서실과 군수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11일 이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이러한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참으로 실망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지자체장으로서는 드물게 무소속으로 출마, 군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재선에 성공한 이 군수다. 그런 만큼 기획부동산과의 결탁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군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의 심한 배신감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이 군수는 5, 6대 경기도의원과 부의장을 거쳐 2007년 4.25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되는 등 지역의 신망을 받아온 젊은 정치인이다. 군수로 당선되자마자 그해 말에 ‘에코피아(Ecopia) 가평’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을 만큼 지역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에코피아 가평’ 사업은 중앙정부의 녹색성장과 지역발전을 직결시켜 가평군의 현재와 미래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군민모두의 강렬한 희망을 담고 있다.

이 사업의 4대 전략은 ▲친환경에너지 보급사업 ▲친환경 유기농업 확대사업 ▲녹색체험관광 활성화사업 ▲친환경에너지, 유기농업, 체험관광을 시범적으로 집대성한 ‘북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사업’이다. 천혜의 산자수명한 가평을 가꿔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낭만열차’라 불리는 경춘선은 가평을 지나면서 비로소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강과 청평호수, 대성리 국민관광지, 유명산, 명지산, 연인산, 운악산, 축령산 등 곳곳에 산재한 풍요로운 관광자원은 가평군이 자랑하는 보고(寶庫)나 다름없다. 웬만한 경치 좋고 물 맑은 곳이면 어김없이 들어서는 것이 펜션과 전원주택이다. 하물며 풍광이 빼어난 가평의 경우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곳곳이 이러한 건축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니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부동산개발 인·허가권자인 군수에게 검은 커넥션의 은밀한 유혹을 보내리란 것도 쉽게 수등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앞장서 청정한 가평을 만들겠다던 이 군수가 이러한 검은 유혹을 이기지못하고 넘어갔다면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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