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어린 시절 다니던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는 조그만 시골 학교로 4km를 산길로 걸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6.25전쟁으로 온 나라가 폐허가 되었고 휴전이 된지 얼마 안 되는 1950년대 중반이었으니까 교육 환경은 지금으로는 상상이 안될 만큼 열악했었다. 초가지붕에 수수대로 엮어 흙을 바른 벽, 책상도 없는 교실,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인쇄한 교과서, 깎아서 쓰기가 무섭게 부러지는 연필 등. 그러나 열정에 불타는 선생님들에게는 그런 열악한 환경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장병찬 선생님을 만난 것은 6학년 때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선생님께서는 사범고등학교를 졸업하시고 열정에 불타는 젊은 교사로 사명감과 자긍심이 대단히 높은 분이셨다.
선생님은 수업의 달인이셨다. 어려웠던 시절임에도 맨손으로 수업하시는 일이 거의 없으셨으며 사회시간이면 도표를 그려 오셨고 자연시간에는 실험을 많이 하셨던 기억이 난다.
특히 어린 제자들에 꿈을 갖도록 하기 위해 역사 속의 위인들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강감찬 장군, 서희 장군,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장영실, 정약용, 에디슨 등 역사 속에 유명했던 분들의 애국심, 충성심, 용맹, 그리고 지혜로웠던 이야기는 어린 가슴에 남아 몇 날 며칠을 되씹어 가슴과 머릿속에 각인되었고 꿈과 인성으로 형성됐다.
제자 사랑 또한 유별나셔서 우리 반 63명 개개인의 학력 수준은 물론이고 가정환경까지 소상하게 파악하시고 도시락을 못가지고 오는 제자들을 위해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몇 개의 도시락을 더 가져오셔서 나누어 주시곤 했다. 나눔과 배려를 어린 가슴 속에 심어 주시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셨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우리 반 동기들은 짙은 가족애를 가지고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그때는 중학교 입학시험이 있었으며 읍내에 중학교가 한 군데인지라 경쟁이 치열해 강도 높은 학습을 하지 않으면 진학이 어려웠다. 선생님께서는 밤늦도록 촛불을 밝히며 야간자율학습을 지도해주셨다. 물론 초과근무수당도 보충수업수당도 없던 때였고 오직 제자를 위한 사랑과 헌신, 봉사로만 이루어졌던 때이다. 이런 선생님의 헌신으로 우리 반 모두는 진학을 하게 됐고 졸업하던 날 선생님도, 우리도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때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이 없었더라면 오늘 내가 있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선생님의 높고 깊은 은혜는 잠시라도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장병찬 선생님은 내 어린 시절의 멘토셨고 무명의 세계에서 눈부신 미래를 볼 수 있게 해주신 분이었다. 정직도, 겸손도, 예절도, 공중도덕도 선생님을 보고 배우고 익혀 평생 교육자로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 따뜻해지고 새벽잠 깰 때마다 생각나는 선생님!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선생님의 열정과 사랑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