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롱이가 도심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다. 아파트 베란다나 고층빌딩 조형물 틈새에 집을 짓고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맹금류인 항조롱이는 귀하신 몸이다. 지난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3-8호로 지정됐다.
황조롱이는 몸길이 30∼33cm로 매류에 속하는데 수컷은 밤색 등면에 갈색 반점이 있으며 황갈색의 아랫면에는 큰 흑색 반점이 흩어져 있다. 날아오르는 모습이 일품이다. 날개를 세차게 퍼덕이며 직선으로 비상한다. 쥐, 파충류, 곤충 등을 먹이로 하는 매과의 황조롱이는 수백미터 상공에서도 작은 설치류의 움직임을 포착 할 수 있는 뛰어난 시력을 갖고 있을 뿐더러 쏜살같이 내리 꽂아 낚아 챈다.
먹이가 되는 작은 새는 나는 것보다 앉았다 날아오르는 것을 잡아챈다. 삼킨 먹이 중 소화가 되지 않은 것만 펠릿으로 토해 낸다. 4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걸쳐 4∼6개의 알을 낳는다. 포란기간 27∼29일이며 27∼30일이 지나면 독립시킨다. 설치류(들쥐)·두더지·작은 새·곤충류·파충류 등을 먹는다. 산지에서 번식한 무리가 겨울에는 평지로 내려와 흔히 눈에 띄나 여름에는 평지에서 보기 어렵다.
최근 단원경찰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교보생명 건물 조형물에 황조롱이 한쌍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품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단원서 경찰관은 “황조롱이가 경찰서 앞 고층 빌딩에 둥지를 마련한 것은 매(황조롱이)의 눈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라는 뜻으로 앞으로 경찰서에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단원경찰서는 안산시청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시청 주차장 하수구에 너구리가 새끼를 낳고 어렵사리 먹이를 구하다 발견돼 보호조치를 받은바 있다. 안산시청과 단원경찰서에 찾아온 동물들이 인간과 공생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황조롱이 가족의 감시(?)로 단원경찰서 관내에는 범죄가 발생하지 않는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갖게 한다. 시청 주변에 또 어떤 동물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할지 기다려지기도 한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