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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없는 신문은 죽은 것

창간 9돌의 기쁨도 잠깐, 지방언론의 냉혹한 현실에 몸서리치게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지난 1년을 달려왔는가. 사회를 뒤 흔들만한 연이은 특종으로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다고 치자.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고갈된 자원에 경제적 풍요로움 마저도 포기한채 1년을 버텨 왔겠는가.

경기신문은 경기·인천지역에서는 처음으로 28면 상시 발행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바로 1년 전 오늘 경기신문은 32면 발행을 독자여러분들께 약속드린 적이 있다.

독자와 더불어 새시대를 열고 또 새시대에 동참한다는 뜻에서 다양한 정보를 보다 많이 독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오히려 24면으로 감면 발행하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시장은 우리를 그렇게 쉬운 상대쯤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언론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주최로 열린 ‘지방언론의 현황과 발전방안’이란 주제의 토론에서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방언론의 현주소를 냉혹하게 지적하고 있다.

“지역신문들이 관공서의 광고수익에 의존하면서 토착세력과 예산 편성 등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여론형성 등 언론 본연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듣기 거북한 말이지만 이렇다할 반론을 제기할 자신이 없어진다.

언론이 제갈길을 가지 못하면서 지역신문의 신뢰성은 추락하고 종사자들은 보다 나은 환경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빈자리가 늘어나면서 신문시장은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점을 알면서도 고치려고 들지 않았다.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지적은 하면서도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허송세월 했다.

창간 9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편안함에 안주해 왔던게 사실이다.

이런 타성을 버리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새출발하려 한다. 그동안 관공서의 광고 홍보예산을 자양분으로 해서 생존해 왔다면 이제는 독자들의 품으로 파고 드는 ‘독자 제일주의’를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곳, 또 알고 싶어하는 것은 어디든지 달려가 취재해 보도할 것을 이자리를 빌어 약속드린다.

6.2 지방선거 1주년을 맞아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적은 지방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역설적으로 일깨워 주고 있다.

“시장을 만나려는 면담요청자가 500명을 넘는다. 거의 매일 수십억, 수백억원씩 결재하는데, 결정에 따라 혜택을 보는 사람이 바뀌다 보니 시장만 만나려 한다. 어떤 이는 400만~500만원 든 봉투를 주려고 한다”

1년전 6.2 지방선거가 던진 화두는 ‘변화’와 ‘소통’ 이었다. 올해로 지방자치 20주년을 맞고 있다.

지방자치 성년시대를 넘기고 있지만 아직도 지방자치는 걸음마 단계다.

관공서의 홍보예산으로 연명해 오던 언론들은 이 시장의 지적이 관심밖의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혈세가 헛되이 쓰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언론의 감시기능을 다할 수 있는 언론은 몇 안된다. 관공서로부터 자유스러운 언론만이 가능한 일들이다. 이를 해내겠다는 것이다.

언론은 ‘사회의 목탁’이라고 했다.

사회가 부패되고 질서가 실종되는 현대사회는 언론의 책임도 크다. 지방권력이 부패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언론의 감시기능을 그 어느때보다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지방권력의 부패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권력의 변두리에서 피해를 보고 또 각종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민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일원이 되어 주고 싶다.

미디어 시대에 ‘신문은 죽었다’고 말한다. 종편이 시행되면 신문시장의 축소는 가속화 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종편은 한정되어 있는 미디어시장의 나눠먹기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어 앞날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시간 정보화 시대에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온라인 매체의 중요성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경기신문이 만들어내는 기사와 이미지 등 각종 정보를 개인이 직접 받아 볼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전철안에서, 버스안에서, 공원에서 맘껏 펼쳐 읽을 거리 많은 경기신문을 만들어 낼 것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린다.

경기신문의 목표는 1년전 약속한 32면 발행이다.

그 목표가 올해 꼭 이뤄 질 수 있도록 독자여러분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지도 기다리겠다.

물론 좋은 기사 작성을 위한 제보와 함께다.

우리는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고독한 런너와 같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챙겨주지 않아도 우리 경기신문 임직원 모두는 앞을 향해 뛰어 갈 것이다.

경기·인천지역 독자여러분! 경기신문은 품격높은 신문, 다양하고 읽을 거리 풍성한 정보창고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을 지면을 빌어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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