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인류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대작 「문명화과정」에서 중세 이후 서구 유럽사회의 문명화 과정은 본능적 충동에 대한 통제력 증가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엘리아스 견해는 자연스럽게 중세 이전인 고대 및 선사시대를 상대적인 본능의 시대로 설정하게 된다.
독일 브레멘대학 문화사학자이자 민속학자인 한스 페터 뒤르(60)는 엘리아스 이러한 견해는 허상을 토대로 구축된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나선다.
한길사에서 나란히 펴낸 뒤르의 「은밀한 몸」과 「음란과 폭력」은 엘리아스 주장을 반박하면서 여성의 '그곳'에 대한 수치심은 문명화 과정과 관계없고, 인간의 폭력성 또한 본능적으로 내재돼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럽사회는 물론 타히티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 각 시대의 방대한 '자료'들을 동원했다. 인용문헌이 얼마나 많은 지 각각 668쪽, 857쪽에 달하는 책 전체 분량 중 각주가 각기 200쪽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데 이들 자료 중 사진은 그 대부분이 '포르노그래피'를 방불한다.
프랑스 혁명의 상징물처럼 통하는 화가 드라크로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이 책에 동원된 자료 중에서는 가장 건전한 축에 속한다. 어떤 자료 중에는 두 남자가 발기된 우람한 성기에다 각각 칼을 꽂은 채 결투하는 장면을 담은 19세기 캐리커처가 있는가 하면 공포에 질린 여성을 건장한 두 남자가 겁탈하는 19세기 영국판화도 있다.
뒤르가 이러한 자료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분명하다. 엘리아스가 문명화 단계 사회로 지목한 서구 유럽사회에서도 남성적 폭력이 광범위하게 계속됐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그곳'만을 집중 탐구한 「은밀한 몸」은 같은 맥락에서 '그곳'에 대한 수치를 문명화와 연결시킨 엘리아스의 견해를 부정하면서, "수치는 문명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어떤 곳에서는 '그곳'을 아름답게 여기는 사회도 존재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한마디로 수치는 문명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인간의 성 행동에 천착한 「음란과 폭력」에도 이어져 음란함과 폭력성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보편적 현상임을 주목한다.
결국 이러한 저작들을 통해 계몽과 진보의 신화에 당찬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은밀한 몸 : 박계수 옮김. 2만2천원/음란과 폭력 : 최상안 옮김. 2만4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