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재. 생명공학기술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가지고 약 20년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해오고 있다는 것은 전공자가 아니라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이라고 본다. 한번 예를 들어보자면 TV드라마의 단골 테마인 출생의 비밀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 출생의 비밀이 나오면 울고 불고 방황하는 장면이 드라마의 몇회분을 채우는게 다반사 였다면 최근에는 어떤가. 의심되는 혹은 의심받는 당사자가 머리카락 한 올을 슬쩍 주워가서 친자확인검사를 받는다. 그러고 나면 바로 봉투가 보이고 일치확률이 99%라던가 아니라던가 하는 문구로 바로 확인된다. 한회분 방송분량이면 이 모든게 해결된다. 이런 친자확인기술은 생명공학기술이라는 큰 카테고리의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생명공학기술이 우리의 일상까지 밀려들어와 있다는 증거 일 수도 있다.
동식물을 통틀어 세계10위권의 생명공학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아직도 GM작물로 승인받은 사례는 없는 실정이다. 몇몇 작물이 환경위해성 평가등으로 준비를 하고 있기는 하나 그 이후의 실용화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국외는 어떨까. 우리와 달리 주로 제조제저항성, 해충저항성(Bt)를 넣은 콩, 면화, 옥수수가 미국(66.8백만헥타르), 브라질(25.4ha), 아르헨티나(22.9ha), 인도(9.4ha)의 국가에서 다국적 기업주도로 재배·판매가 왕성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GM작물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작물이 개발된 당시부터 제조체내성작물이 발생함으로해서 더 많은 제조체 사용을 유발하고 있다.
따라서 토양미생물 생태계파괴, 예기치 않은 익충 저해, GM작물의 비의도적 재배로 인한 오염, 슈퍼잡종 및 박테리아 출현 그리고 GM작물의 독성 및 알레르기 유발 등 여러가지 우려가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정말일까?
2002년도 국립식품농업정책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재배한 제초제 저항성 작물은 재배농민의 수입을 15억 달러증가 시켰고 농약사용은 4천800만 파운드 감소했다고 한다. 또 2001년도 국립학술원회지(PNAS)발표에 따르면 Bt옥수수가 익충의 애벌레의 생육을 저해하지 않으며 GM작물이 생존력이 일반작물과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2001년 Nature지에 보고됐다.
슈퍼잡초의 경우 계속 사용하게 될 제초제에 대해서 자연적으로 내성작물이 발생할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GM작물의 독성이나 알레르기 문제는 가장 찬반론이 거센 부분이지만 현재까지 어느쪽도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쟁점으로 필자도 어느쪽이 맞다 아니다를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최근에는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에 의해서 만들어진 GM작물 종자를 싸게 판매하여 기존 토종종자가 자연 소멸되게 만든 후 판매처가 늘어나면 종자가격을 올려서 생산자인 농민을 빛쟁이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GM작물의 실용화에 따른 사회적인 영향도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Bt면화 생산 농부가 고가의 생산비를 감당하지 못해 자살한 경우가 2000년 초반에 발생하였는데 자본주의 논리에 기초한 GM작물의 사회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개발자이면서 소비자인 연구자들은 지금 이러한 양날의 칼 위에 서있다.
발이 따끔따끔하고 불안하지만 손에 든걸 놓을 수는 없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칼에 베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의 미래를 접고 포기해 버릴것인가? 아니면 이 두려움들을 극복하고 다가올 더 큰 위협에 대항할 기술과 작물을 만들어 갈 것인가? 당분간 더 이 칼 위에서 피흘리지 않고 서로 윈윈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자로서 좀 더 적극적인 연구윤리의식을 가지면서 또한 궁극적인 목적의식을 흩트리지 않고 매진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다져본다.
/서은정 농진청 농업과학원 신작물개발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