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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즘 군대 누가 가려고 하겠나

환골탈태는 요즘 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 어느 부모가 금지옥엽 키워온 아들을 이런 나라 군대에 맡기 겠다고 나서겠는가. 정신수양의 장으로서의 군, 젊음의 필수 코스로서 군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군은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이면서 비 인간적인 집합체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그 누구하나 앞장서서 고치려 들지 않았다.

해병대에서 전우에게 총격을 가해 4명을 숨지게 한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군에 남아 있는 전근대적인 병영문화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총격을 가한 병사와 공범 병사가 “기수열외를 우려했다”, “선임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등의 주장을 직·간접적으로 내놓으면서 전군에 음성적으로 남아 있는 병영 악·폐습을 이제는 뿌리 뽑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해병대에서는 청소 불량, 암기 소홀, 군기 유지 등을 구실로 철봉 매달리기, 엎드려뻗쳐 등의 얼차려부터 상습 구타와 기수열외, ‘악기바리’ 등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계급 호봉에 따라 생활양식을 다르게 하고 어기면 얼차려를 주는 ‘호봉제’도 있다.

악ㆍ폐습은 해병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부 신병 가족들은 육군 신병훈련소에서도 행동이 느린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기수열외와 흡사한 가혹행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전역자들은 화장실 변기에 머리 박고 물내리기, 밤에 자다 일어나 찬물로 샤워하기, 겨울에 총기대에 혀 붙였다 떼기, 눈뜨고 자기 등 기상천외한 가혹행위를 경험했다고 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 연천의 최전방 경계초소(GP) 내무반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이후 군이 대대적인 병영문화 개선 운동을 펼친 지 6년이 지났지만 우리 군대의 뿌리 깊은 병영 부조리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과 연쇄 자살의 원인이 구타와 기수 열외 등 전근대적 병영 문화 때문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 “병영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체벌 자체보다도 자유롭게 자란 아이들이 군에 들어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더 큰 원인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전근대적 병영 문화의 구태가 사라지지 않는 배경에 대한 원인 조사를 해서 책임을 확실히 묻겠다는 것이다. 이 기회에 군인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내용을 포포함한 병영에 대한 전반적인 민주적 관행에 따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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