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舌禍)는 연설이나 강연 따위의 내용이 법률에 저촉되거나 타인을 노하게 해 받는 재난을 뜻한다.
이런 설화의 주요 무대는 정치권으로 말 한마디가 정치생명을 단절시키는 예를 우리는 숱하게 보아왔다.
최근 음주방송으로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대변인에서 축출되더니 이번에는 일제시대 강제징용관련 무리한 발언으로 관련 단체의 분노를 사고 있다.
신 의원은 “박원순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의 강제 징용은 거짓말”이라며 “1941년에 일본에 건너갔을 수는 있으나 이는 모집에 응해서 간 것”이라고 발언해 관련단체는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도 ‘자살골’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안상수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대표시절 “요즘 룸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라는 발언으로 여성계의 십자포화와 함께 대국민사과까지 하는 설화를 겪었다.
이같은 설화는 여야를 가리지 않아 민주당 천정배 의원도 과거 수원역 앞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권을 어떻게 하나,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는 막말로 중진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했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포격이 있은 다음날 연평도를 방문해 피해현장을 돌아보던중 포격맞은 구멍가게에서 검은 재로 그을린 소주를 발견하곤 “완전 이거는 폭탄주네”라고 말했다가 그의 안보관까지 공격당하는 곤욕을 치렀다.
이런 설화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막강한 실력(?)을 자랑한다.
김 지사는 “춘향전은 변사도가 춘향이 따먹는 얘기”라는 말로 네티즌으로부터 “대권 따먹기는 글렀다”는 비아냥을 사야 했다. 또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바위에 떨어져 돌아가셨다. 이명박 대통령도 굉장히 징조가 좋지 않다”는 말로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으나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그런 김 지사가 이번에는 천주교 신부를 폄훼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0일 제주도청에서 우근민 제주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신부 두 명이 삭발했다”며 “신부가 삭발하면 절에 가야지”라고 말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치인은 말(言)로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한다. 품위를 지키며 자신의 의사를 촌철살인하는 언어로 표현해 국민들의 입가에 미소를 떠오르게 하는 정치인을 만나고 싶다.
/김진호 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