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안전의식 결여로 크고 작은 화재 및 폭발사고를 많이 경험하게 됐다.
지난 9월 유사휘발유를 불법 취급한 어느 주유소의 폭발사고처럼 그 발생빈도는 낮지만 일단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대량 사상자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화재 및 폭발사고는 다른 재해와는 달리 일반 대중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참혹한 사고현장의 모습과 수많은 인명피해를 보며 사람들은 경악했고, 언론은 연일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참했던 사고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매년 이와 같은 사례들은 되풀이 되고 있다.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계절적 특성으로 화재가 빈발하는 겨울철을 대비해 매년 11월을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설정하고 국민들의 안전의식 고취를 위해 다채로운 불조심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올해도 제49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행사, 민관합동소방훈련, 각종 전광판과 홍보시설을 활용한 영상홍보, 불조심 붐 조성을 위한 화재예방 캠페인, 어린이 불조심 작품대회 등 적극적인 예방활동이 전개된다. 우리는 불조심 강조의 달에 화재예방 전단지 배포, 현수막 게시, 입간판 설치 등 가장 기본적인 홍보활동이면서도 쉽게 지나쳐 버릴 것 같은 홍보 전략에서 유관기관,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체험 위주의 사고예방 교육을 통해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환경 친화적이고 창의적인 국민 눈높이의 홍보활동 전개로 ‘범국민적 안전 생활화’ 정착을 위한 사회적 현상에 기인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연구·개발·모색하고 있다.
또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각종 박람회, 지역 내 문화행사 및 축제 시 소방안전 체험 등)를 통한 예방·홍보 활동이 우리 모두 안전사고 없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필수요건이 아닐까.
현행 소방기본법에서는 매년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으며, 11월은 다채로운 행사 등으로 매우 의미있는 한 달을 보내게 된다. 농부가 풍요로운 수확의 결실을 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듯 계절별 소방안전대책을 통해 많은 관심과 자율적인 방화환경 조성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비단 겨울철 뿐 아니라 각종 재난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찾아올지 모르지만 통계학적 측면에서 볼 때 기온 급강하로 인한 화기취급 등 화재가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철에 범시민 예방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일 것이다.
가정에서의 화재예방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다. 어렸을 때의 위생 관념이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지듯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둔 가정에서는 어려서부터 화재예방·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소화기 한 대가 소방차 한 대의 기능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올바른 사용법 숙지로 1가정 1소화기 갖기 운동이 정착돼 화재로 생활터전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불조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단어다. 지금은 매년 11월을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많은 행사를 통해 홍보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11월이 되면 누가 강조하지 않아도 국민들 스스로 화재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미리미리 준비해 슬기롭게 대처해 안전사고 없는 겨울을 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인창 군포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