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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대학을 다니던 세대는 한두 번쯤 최루탄에 의해 강제로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다. 또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화생방교육’이라는 미명아래 좁은 방에서 방독면을 벗은 후 최루가스를 흡입하고 눈물에 이어 콧물까지 흘린 경험도 있을 것이다. 최루탄은 보통 손으로 던져서 터뜨리기에 사과탄이라고도 불리는 KM-25탄과 총에 장전해서 발사하는 SY-44탄, 시위진압용 차량에 장착한 차량에서 발사하는 일명 페퍼포그인 연발탄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총에 장전해서 발사하는 최루탄은 ‘35~45도’라는 발사각도 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총탄과 같은 기능을 하는데, 우리나라 민주화역사의 전환점을 몰고 온 1987년 이한열씨 사망사건의 주범이기도 한다. 얼마 전 미국에서도 반(反)월가 시위에 나섰던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학생들의 얼굴에 최루액을 분사한 경찰관 2명이 직무정지 되고 경찰서장이 직위해제 됐다.

이처럼 최루탄이나 최루가스는 미국 등 선진국과 중동지역 국가들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시위현장에 등장하는 단골메뉴이다.

최근에는 최루액의 주성분인 클로로피크린과 클로로아세토페논이 유해하다는 연구결과에 잇따르고 여론이 비등하자 경찰청이 보유중인 최루액 전량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신형 파바 최루액과 캡사이신 근전분사기를 사용키로 했다고 하니 시위현장의 ‘눈물 바다’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루탄이 2일 연속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올랐다. 22일 한미FTA를 처리하던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여야 국회의원들의 몸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단에 서서 준비했던 최루탄을 터뜨리고 흩어진 분말가루를 모아 다시금 국회의장석에 뿌리는 모습을 온 세계에 보여줬다.

그동안 국회가 여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국회의원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문을 부수기 위해 해머가 동원되는가 하면 각종 집기가 공중을 날았으나 최루탄이 등장하기는 처음이다. 김 의원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정파, 그리고 그토록 강조하는 한미FTA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대변하는 통쾌한 심정이었지는 모른다.

하지만 김 의원의 최루탄사건으로 그동안 여야간 다툼을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들의 충정’으로 이해하고 침묵을 지켰던 다수의 국민들이 고개를 돌리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FTA의 진실을 알리겠다는 행동이 오히려 국민들의 귀를 막았음을 통절히 깨달아야 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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