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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책방거리 사업은 계속돼야 합니다

 

출판도시는 출판, 인쇄, 영상, 소프트웨어 등 지식 정보 산업이 모두 모여 있는 세계적 클러스터입니다. 그러나 문화콘텐츠의 집적지임에도 생산단지로만 인식돼 방문객에게는 불편하고 폐쇄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출판도시를 찾는 방문객들은 안내 받을만한 센터도 없고, 어디를 가야 들어갈 수 있는 있는지 조차 알 길이 없었습니다.

멀리서 출판도시라는 이름만 듣고 찾아왔던 많은 사람들은 멋진 건축물 앞에 주눅이 든 채 쉬어갈 만한 휴게 공간 하나 없는 출판도시에서 길을 잃고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책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어린이 책방이었습니다. 주말이면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커다란 책가방을 들고 책방나들이를 하는 어린이들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처럼 생긴 열람 공간에서 하루 종일 책도 보고 가끔식 작가와 만남의 시간, 책 만들기 체험도 하면서 때때로 열리는 공연과 콘서트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책방 행사들은 언론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파주시와 경기도는 공적 지원을 통해 이런 활동들을 확대해 출판도시를 방문객 친화형 도시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책방거리 사업은 각 출판사의 특성을 살린 책방을 만들어 출판도시 전체를 거대한 서점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출판사는 각 건물의 빈 공간을 활용해 책방을 만들고 파주시와 경기도에서는 각 책방을 안내하는 사인물과 가로 환경물을 설치하고 도로를 정비해 책방이 있는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올해는 그 첫 단계로 기존의 어린이 책방 위주에서 인문, 교양, 문학 분야의 책방까지 문을 열어 40여개의 책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출판도시 건축물과 조화를 고려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버스쉘터, 안내사인, 인포메이션 부스 등의 공공디자인 조형물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설치된 조형물이 일반적인 벤치나 버스쉘터에 비해 매우 고가라는 이유로 책방거리 사업은 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시민정서에 맞지 않는 고가의 조형물이 설치됐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검증을 통해 시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합니다.

그것은 파주시와 경기도 모두 원치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본래 출판도시 활성화와 파주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성장시키려 했던 책방거리 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올해의 성과와 문제점을 제대로 평가하고 분석해 내년에는 보다 근본 목적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올해의 사업비를 낭비하지 않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책방거리 2단계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올해 했던 사인물이 보행자 도로와의 결합을 통해 제 기능을 발휘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고, 그동안 의욕적으로 참여했던 출판사의 참여와 협력의 동력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책방거리 2단계 사업에서는 보행자 중심의 도로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책방 개설을 유도할 뿐 아니라 책방 인력을 교육하고 협력망을 구축해 책방을 중심으로 연중 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협의회의 역할을 강화해 공동 기획 공동 홍보를 통해 책방을 알려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출판도시를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 책 향기 나는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런 미래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노력할 것인가, 첫 해의 문제점에 머물러 사업을 그만둘 것인가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수용 파주시 문화관광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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