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사망 사실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이 보도매체를 통해 이날 정오 특별방송을 예고했을 때도 정부 부처는 북핵 6자 회담과 관련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특별방송이 예고된 정오에 기자들과 북한 TV를 모니터하다가 북한 아나운서가 검은 옷을 입고 나오자 얼굴이 사색이 돼 곧바로 장관실로 직행했다고 한다.
외교부 고위 공직자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되자 뒤늦게 점심식사를 중단하고 속속 사무실로 복귀했다고 한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사전에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보라인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발표가 나올 당시 국방개혁법안 처리 협조를 구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 면담차 여의도 국회에 가 있었다고 한다. 이후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낮 12시20분쯤 국방부 상황실로 와서 북한군의 동향과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점검한 뒤 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전방지역 현장지도 중이었던 정승조 합참의장은 북한 김정일 사망소식을 듣고 귀환해 국방부 안보대책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예측불허한 집단으로 내부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국지적 도발이나 취약한 도서지역을 무력으로 공격할 우려도 있는 만큼 만반의 준비태세와 비장한 각오로 북한에 대한 정보능력의 강화 경계태세 강화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또 북한의 돌발적인 내부충돌이나 통제 불능의 사태, 지휘통제 약화로 인한 핵무기, 미사일의 발사 등 다양한 각도와 방면의 대비태세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가안보는 말이나 구호가 아닌 실천이 우선돼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는 귀중하고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병기 시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