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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축제의 성공은 안전관리부터

 

인간은 고대부터 초자연적 존재에게 소원을 담아 제사를 지내며 축복했다. 자연이 주는 이로움을 즐기고 나누기 위해 일정한 내용과 형식을 만들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등 서로 간의 소통의례로 축제를 만들어 즐겨왔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명절과 24절기의 농사력에 맞춰 마을 공동의 기원인 풍년과 수확을 위한 관례로 행해지는 세시풍속을 즐겨왔다. 즉, 오랜 전통과 구체적 삶의 방식이 내포돼 있는 놀이로 역사를 반영한 축제를 즐겨온 것이다.

오늘 날 축제는 어떠한가? 이름과 지역만 바뀌었을 뿐 역사성과 뚜렷한 주제가 없는 비슷한 프로그램의 축제가 지자체마다 주민의 문화욕구 충족, 관광객 유치, 지역홍보를 위해 축제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이전 350여 건이던 지역축제가 민선자치제 이후 그 숫자가 계속 늘어 현재는 매년 1천여 건에 이르고 있다. 가히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축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양적으로 늘어난 축제는 지역브랜드 상승, 국내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지자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유사축제 중복, 축제운영 부실, 예산낭비 등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축제 진행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2005년 10월 상주 ‘자전거축제’ 기간 중 개최한 ‘MBC가요콘서트’ 현장에서 4개의 출입문 중 1개만을 개방하고 선착순 입장이라는 안내로 한꺼번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11명이 사망하고 162명이 부상당한 대형 참사가 있었다. 2009년 2월에도 경남 창녕군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에서 기상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행사를 추진하다 갑작스런 돌풍으로 불길이 관람객을 덮쳐 7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전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다면 귀중한 생명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사고였다. 이 사고를 계기로 소방방재청은 지역축제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2009년 11월 공연·행사장 및 지역축제장 안전매뉴얼을 개발·보급했다.

주요내용을 보면 ‘시·군·구 안전관리위원회’에서 축제 안전관리계획에 대해 사전심의토록 하고 축제개최 전 행정기관, 경찰, 가스·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케 했으며 현장상황실 운영 및 안전관리요원 배치 등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역축제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등 점차 지역축제 안전관리체계가 정착 단계로 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안전사고 대비는 단순히 사고를 막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모든 지역축제가 안전장치를 기반으로 국민들에게 진정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베니스카니발’, ‘몬트리올 재즈 축제’ 같이 세계인이 매년 스스로 찾아오는 명품 브랜드의 축제가 탄생하기 바란다.

/윤재철 소방방재청 예방안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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