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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신년(謹賀新年)’은 새해를 축하한다는 덕담으로 새해가 되면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1월 1일 새해 첫날은 지난 2000년부터 휴일이 하루로 줄고, 설날이 멀지 않아 세시풍속과 가족모임 등은 확실히 줄었으나 새해 덕담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날이다.

우리는 이날, 1년 동안의 안녕(安寧)을 바라며 주로 건강, 사업, 시험합격, 결혼, 취직, 승진 등등을 기원한다.

몇해 전에는 TV CF를 통해 인기를 끈 ‘부~자 되세요’가 대세였으나 지나친 물신풍조를 조장하는 씁쓸함을 남긴 적도 있다.

전래된 덕담들을 보면 우리 선조들은 허투루 건네는 말에도 힘이 있다고 믿은듯 하다. 그래서 ‘말이 씨가 된다’는 속언이 전해 내려오고, 어르신들도 “‘죽겠다, 죽겠다’하지 말고, ‘살겠다’고 하라”며 어린 손자들을 다독이곤 한다.

그런데 준비하지 않은 덕담은 자칫 상대에게 오리혀 상처를 줄 수 있는 만큼 새해 마주할 이들의 면면을 떠올리며 적당한 덕담을 골라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노처녀에게 “올해는 꼭 시집가라”는 말이나 수험생에게 “좋은 대학 가라”는 등의 말은 덕담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친인척이 모이는 명절이 싫다는 취업준비생에게 “올해는 꼭 백수는 면해라”고 던지는 덕담은 비수가 돼서 꽂히게 된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덕담이 진정한 덕담이고 새해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덕담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주고받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았다.

연하장 역시 적어 넣을 문구 때문에 고민하거나 우표를 사고, 주소를 적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인터넷이나 SNS가 가뿐하게 해결해 준다. 하지만 편한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서로의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 정성껏 건네는 적절한 덕담은 소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화음 같은 힘이 있다.

여기에 반가운 듯 마주잡은 손을 통해 서로의 체온이 전달되고 묵은 적대감이나 서먹한 감정은 저만치 물러가게 한다.

새해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으로 우리사회가 패거리지고, 정치적 신념과 학연, 지연 등을 매개로 편가르기가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럴 때일수록 진정성이 담긴 덕담을 서로 주고받으며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것도 보기 좋은 일일 것이다.

근하신년을 비는 덕담은 더불어 살아간다는 우리사회 공동체의 최소한의 예의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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