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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의지 보여라

대기업과 경제단체는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이다. 이 회장은 2일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유난히 강조했다고 한다. 기업 경쟁력의 외부 원천은 사회의 믿음과 사랑이므로 이를 얻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삼성이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말의 성찬보다 작은 실천이 훨씬 미덥다는 점에서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개별 대기업은 물론 재계 전체가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공통된 행동 지침을 서둘러 제시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대기업들이 나서서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실제로는 이율배반적이라고 여겨질 만한 행태가 여전하다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문어발식 기업 확장이 그렇다. 3일 공개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의하면 상호출자와 지급보증이 제한되는 55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수가 지난 8개월 간 계속 불어났다. 작년 4월 상호출자가 제한되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되고 나서 그해 5월 잠깐 계열사 수가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이후 줄곧 늘어났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에 역행한다는 손가락질을 받을만한 사례는 또 있다. 2007년 7월 기간제법 시행 이후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이나 계속고용률을 보면 대기업이 기간제법을 오히려 악용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정규직 전환을 기피한 채 사용시한인 2년만 채우고 계약을 끝내버리는 ‘꼼수’를 부리기 때문일 것이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정규직 전환율은 오히려 큰 폭의 상승세라고 하니 대조적이다. 사회적 책임을 부쩍 강조하는 대기업의 모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한 벤처기업은 최근 사회적 공헌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라고 했다. 기업을 얘기할 때 사회적 책임은 당연히 수반되는 것일 뿐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기부금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하고, 연말에 거액의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쾌척한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공생발전이라는 화두와 함께 강조돼 온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일이다.

미국의 싱크탱크로 꼽히는 에티스피어 연구소는 해마다 가장 윤리적인 세계 100대 기업을 선정한다. 그런데 제일 중요시하는 기준이 바로 사회적 책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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