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젖소 수컷인 육우(고기소)의 송아지 가격이 1만원까지 추락했다는 것이다. 한우 역시 마찬가지여서 2년 전과 비교해 절반이나 폭락했다. 한우 송아지값은 2010년 280만원까지 급등했으나 지난 3일 전북도의 경우 현재 129만원으로 절반 이상 급락했으며 한우(600㎏)도 2년 전 635만원에서 현재 444만원으로 30%가 폭락했다. 이 추락세의 끝이 어디가 될 지 예측조차 어렵다. 이 상황에서 2년간 송아지를 키워 시장에 내다 팔 때는 산술적으로 115만원을 손해 보는 셈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제곡물가의 급작스런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사료 값은 2년 전과 비교해 16.2% 인상됐다고 한다. 여기에 인건비, 시설비 등을 생각하면 적자폭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쇠고기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이 같은 쇠고기 파동을 경고한 바 있다. 한우·육우 과잉공급과 수입 쇠고기의 증가 등의 요인으로 한우·육우 값이 폭락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계나 양돈 농민들이 소 사육으로 전환한 사례가 많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소 사육 농가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실정에서 전북 순창군에서는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한 소 10여 마리가 굶어 죽는 일도 벌어졌다. 소 값 폭락과 사료 값 상승을 감당하지 못한 한 농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료량을 점차 줄이다가 최근에는 물밖에 주지 못해 이들 소가 영양실조 등으로 아사했다는 것이다. 굶어 죽어가는 소를 바라만 봐야 했을 축산농민의 가슴은 얼마나 아팠을까. 이런 경우가 앞으로 자주 발생할 것이다. 소 사육농민들은 앞으로 끝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책도 사육농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장을 왜곡하는 송아지 생산안정자금 지원을 폐지 또는 축소했던 것이다. 어찌됐건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소 값 폭락을 방지하기 위해 한우 가격안정화 정책이다. 또 한우고기 학교급식 확대, 한우 소비촉진행사 추진 등을 통해 한우 농가 돕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고급육 생산 확대, 사료 생산기반 확대, 생산비 절감책 마련 등 국가 정책이 필요하다. 국민들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쇠고기를 많이 먹어주고 음식점 업주는 떨어진 쇠고기 값만큼 음식 가격을 인하하는 등 상생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