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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독부 박물관.미술관 설립은 신성성의 박탈"

이성시 와세다 교수, 동아시아연대포럼서 제기

조선총독부가 옛 조선왕조 왕궁들에 건립 운영한 박물관과 미술관은 왕궁이 갖는 상징공간으로서의 신성성(神聖性) 박탈을 꾀하는 한편 이를 통해 조선인을 식민지 권력의 교화대상으로 창출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고대사 전공인 이성시(李成市.51) 교수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되는 '비판과 연대를 위한 동아시아 역사포럼' 주최 공개토론회 '국사의 해체를 향하여'에서 발표할 논문 '조선왕조의 상징공간과 박물관'에서 이같이 주장한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식민지시대에 들어선 이왕가박물관(창경궁)과 조선총독부박물관(경복궁) 및 이왕가미술관(덕수궁)이 설립되게 된 경위와 그 운영 방침 및 전시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이들 조선총독부 설립 박물관.미술관과 그 모델이 된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박물관을 다각도로 비교했다.
그 결과 이 교수는 이들 박물관 미술관이 설립된 공간이 모두 조선왕조 왕궁이었으며, 그에 앞서 등장한 일본의 박물관과 동식물원 또한 도쿠가와 시대에 성스러운 공간으로 활용되던 곳에 들어선 사실이 공통됨을 주목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메이지유신을 통해 천황이 권력중심에 복귀한 이후 도쿠가와 막부의 신성성을 탈각시키고자 그 상징공간에다 박물관과 동물원을 세웠듯이 조선총독부 또한 비슷한 목적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을 건립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조선왕조가 갖는) 신성성(聖性性)의 박탈과 무화(無化)가 진행되었다"면서 "또 일본열도의 여러 번(藩)이 근대일본의 지방도시로 편성되었듯이 서울 또한 근대일본의 지방도시로 편입된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나아가 이렇게 설립된 박물관 및 미술관의 역사적 성격에 대해서는 일본의 그것을 단순히 모방한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내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즉, "일본에서는 제실(帝室)박물관 형성과정이 (막부로부터의) 권력 탈취를 정당화하고, 새로운 권위 수립 과정이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왕조권력의 해체와 권위 및 신성의 박탈과정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일본국내에서 토다이지(東大寺) 쇼소인(正倉院) 소장품이 어물(御物)로서 철저하게 은닉된 것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한국의 고대미술품은 철저하게 개방되어 쇠퇴의 상징이 된 조선왕조의 미술품 및 근대일본미술과 대비되면서 전시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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