綸言如汗
임금이 한 말은 땀과 같아서 다시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군주의 말은 몸 밖으로 세어 나온 땀방울과 같아 한번 몸 밖으로 나온 땀방울은 몸 안으로 다시 숨겨줄 재주가 없다는 말이다.
무심코 내 뱉는 말 한마디가 세상을 들끓게 해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고, 스스로 올가미처럼 묶기도 한다. 누군가를 다스리는 위치에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에겐 그 가능성이 훨씬 크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자. 천자는 허튼소리를 하지 않는다(天子不戱言, 천자불희언).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言飛千里, 언비천리). 땀이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한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음을 비유한 말(號令如汗, 호령여한). 담장에도 귀가 달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耳屬于垣, 이속우원). 담장에 귀가 있음(墻有耳, 장유이). 나쁜 소문일수록 세상에 빨리 퍼진다(惡事千里, 악사천리).
논어에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있는데,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의 속도는 사람의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해 소문이 빠르니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도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다. 즉 잘못 쓴 글은 지우면 그만이지만 말이란 한번 내 뱉으면 주어 담을 수 없으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것. 명심보감에도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다. 되도록 입을 닫고 혀를 감추면 어디에 있든지 몸은 편안하다’고 나와 있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