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은 현역 입대 대상자가 병역법 규정에 따라 전환 복무하는 방식으로 선발되는데, 부족한 경찰인력을 대신해 각 지역사회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전·의경들의 구타, 가혹행위는 해묵은 문제로 지난 번에는 전경 6명이 집단으로 탈영해 가혹행위를 신고하고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의경이 외부에 알리겠다며 택시를 빼앗아 달아난 사건도 발생해 소중한 아들을 군대로 보낸 부모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전·의경들이 달라지고 있다. 2011년 상반기 전·의경 가혹행위 발생 현황은 1월 76건에서 6월에는 1건으로 현저하게 감소됐고, 부대생활 만족 응답에서 전·의경이 89%, 전·의경 부모의 경우 97%의 만족 반응을 보였다.
이는 기수문화 타파로 수직적 내리 갈굼에서 자발적 참여와 협동으로 대원 간의 상호관계가 수평적 동료관계로 전환됐고, 숙영시설 현대화 등 복무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잦은 출동근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 피로누적, 문제대원에 대한 신상관리 및 관심 소홀, 비인권적 내무생활 문화, 기간요원과 대원 간 신뢰성 및 일체감 결여 등 자체사고 발생 여지는 아직도 잔존해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구타사고 발생 시 은닉 및 미온적 처리, 내무생활 지도 및 통제체제 미흡 등이 구타 및 가혹행위를 제공하는 원인이 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전·의경 제도의 문제점이 근절될 수 없었던 원인은 현재의 생활문화를 대체할 만한 것을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대 내 악습을 뿌리 뽑는 차원에서 가혹행위를 당한 전·의경이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가 없어야 할 것이고, 가혹행위를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인권교육의 강화가 절실하다.
또한 구타 및 가혹행위 근절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나 법령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우리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최태수 안산상록경찰서 순찰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