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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세 식당은 건드리지 마라

본보 보도(1월31일자 15면)에 의하면 골목식당이라고도 불리는 영세식당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단다. ‘경제만은 살리겠다’며 유권자들을 현혹했던 이 정권의 달콤한 말도 그야말로 ‘공약’이 되고 말았다.

주변 상가를 돌아봐도 개업하고 몇 달을 버티지 못한채 폐업·전업을 하는 식당들이 흔하다. 대규모 식당을 제외한 골목 식당은 대개 생계형이다. 퇴직을 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을 접은 서민이나 중산층들이 ‘마지막 선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대개는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선 절실한 상황에서 식당을 개업한다.

‘먹는 장사가 최고’라고 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못하다. 자영업자들은 내수 부진과 경쟁 과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년간 창업한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84%에 이를 정도다. 다시 말해서 5곳 중 4곳은 5년 내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기한 것처럼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경영난으로 폐업할 경우 노후가 막막해 진다는 것이다. 대부분 퇴직금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얻어 식당을 창업하는데 실패할 경우 이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그들은 ‘끔찍한 노후’를 맞게 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한국외식업중앙회(전 한국음식업중앙회)는 폐업 식당의 수가 2009년 2만9천여곳에서 2010년 4만7천여곳으로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다. 만성적인 고실업, 경기 침체,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량 은퇴 등의 요인으로 창업이 늘고 있지만 지난 2011년 상반기에만 2만6천615개의 점포가 폐업했단다. 아마도 지난 한 해 동안 5만개 이상의 식당이 사라졌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창업수와 폐업수가 비슷하다고 한다. 창업점포는 2만9천여개(2009년), 5만6천여개(2010년), 2만8천여개(2011년 상반기)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폐업 수도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더욱 상황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대기업들의 외식산업 진출이다. 대기업들의 연이은 외식산업 진출은 영세업자들의 폐업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사와 영세업자들이 경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마저 손쉬운 외식업에 잇따라 발을 뻗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동네 중국집과 골목길 영세 한식집까지 삼켜버리려는 이 괴물기업의 식탐을 막을 길은 없을까? 대기업들의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지만 서민 업종 보호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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