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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 나이에 의존 말고 미래투자 가치 있는 정당으로 승부하라

 

“젊음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정신의 상태이다. 나이는 피부에 주름을 잡지만, 열정과 삶에 열광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영혼에 주름이 잡힌다. 근심, 의혹, 자기불신, 공포, 절망 이것들은 우리의 머리를 굽히고 자라나는 정신을 먼지와 쓰레기로 돌리는 마음의 나이다.”

이는 저 유명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그의 집무실 책상 위 액자에 써넣어 두고 좌우명으로 삼던 말이라고 한다. 나이의 젊고 육체의 강건함보다 정신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그 생각에 공감이 간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높아짐에 따라 여야를 막론하고 이른바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한창이다. 최근 한나라당 비대위원에 20대 대표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청와대는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세대 공감 팀장에 30대를 선발했다. 이에 질새라 야당에서도 경쟁적으로 20대를 적극 영입해 비례대표로 4인을 배정하겠다는 맞불을 놓았다. 아울러 기존 정당에서 20대의 입지가 몰라보게 넓어짐에 따라 다가올 4.11 총선에서 20∼30대 젊은 층들이 선전이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대의 정치참여가 활발해 질수록 사회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세대가 고도의 정치행위를 요구하는 여의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기존정치인들 틈에 끼어 들러리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아버지 지역구를 아들이 물려받는 세습 전통이 강하다. 정치인이 젊다 싶으면 그 뒤엔 으레 아버지가 버티고 있다. 그런 세습 정치에 변화를 부른 것이 정치 엘리트 스쿨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이다.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1979년 지도자를 체계적으로 키우겠다며 세워 22~35세 청년을 받아들였다. 졸업생 248명 중 112명이 정계에 진출했고 현역 의원만 38명이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차기 총리 후보 마에하라 세이지도 마쓰시타 출신이다.

또 유럽의 서구 정당은 청년·대학생 조직을 통해 예비 정치인을 받아들이고 그 중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지도자로 키운다. 노장의 경험과 신진의 참신함이 어우러져 정당은 활기를 얻는다. 우리처럼 젊은 표를 얻겠다고 선거 때마다 얼굴이 알려진 인기인을 데려오거나 ‘젊은 피’를 수혈하는 이벤트를 벌이지는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정치적 변화의 중심이 세대, 즉 연령의 많고 적음에 잣대를 둔다면 이는 참으로 위험하고 철없는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나이는 물리적인 숫자의 표현이지 생각과 행동의 척도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젊은 피 수혈에 대한 여야의 경쟁적 구도는 정치의 참신함과 국민을 위한 헌신적인 정치인을 선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젊은 표심을 잡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위험한 발상처럼 여겨지는 이유이다.

기존의 정치인들 가운데 존경받고 구태의연한 사고를 벗어나 실제 나이보다 더 젊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에너지가 넘친다. 이들은 쓸데없이 권위적이지 않고 긍정적이며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거기에 고정관념이 훨씬 적어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과의 소통 능력도 뛰어나다. 국민과 소통하는 젊은 정치를 추구한다고 해 무조건 젊은 사람을 데려다 놓는다고 젊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지탄 받고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는 정치판에 방송프로그램의 연예인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선발 오디션을 벌이는 프로를 흉내 내 민심을 얻고자 하는 얄팍한 술수가 아닌 국민으로부터 지지 받을 수 있는 정치적 감각과 더불어 국민이 신뢰하는 정당, 자기 미래를 투자할 가치가 있는 정당으로 승부가 요구된다.

순수하고 깨끗한 젊은이들을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정치판에 끌어들여 진흙탕에 뒹굴리는 어리석음과 그를 지켜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허탈한 실망감을 주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강준의 용인대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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