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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떡하나 ‘보따리 상인’들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못 가진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욱 춥다. 이들 가운데 중국을 오가며 소규모 무역을 하는 일명 ‘보따리상인’들이 있다. 보따리 상인은 ‘따이공’이라고도 불리는데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우리나라의 최신 전자제품, 화장품, 식료품, 생필품 등 공산품을 가지고 간다. 돌아올 때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산 참깨나 마늘, 고춧가루 등을 가지고 온다. ㈔평택항소무역연합회 최태용 이사장에 따르면 보따리상 무역 규모는 공산품 수출 연간 1조1천670억원, 농산물 수입 1천61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값비싼 국산 공산품을 수출(100㎏ 이하)하고 값싼 중국산 농산물을 수입(농산품은 품목당 5㎏까지 총 50㎏ 이하)하는 차액이 무려 1조원이나 되는 것이다. 국가 입장에서는 효자 개미수출군단이다. 그러나 정작 보따리상들의 수입은 보잘 것 없다. 이런 물건들을 날라다 주는 댓가는 고작 한달에 50여만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들은 스스로를 ‘배안에서 사는 노숙자’란 자조적인 의미로 ‘선숙자(船宿者)’라고 부른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자들이다. 70세 이상이 전체의 80%나 되는 것이다. 국가로서도 돌보지 못하는, 갈 곳 없는 소외받은 약자들이 대부분이다. 이 일마저도 없으면 그대로 노숙자 신세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현재 이런 보따리상인들은 평택, 인천, 군산 등지에 5천300명이나 된다. 그러나 이 보따리 상들에게는 오명이 따라다닌다. ‘밀수꾼’ ‘농산물 유통질서 교란자’란 말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타를 받으면서도 이들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의 제품을 수출하는 등 국가 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현재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모 방송의 보도 이후 정부 관계기관의 강력한 단속을 받으면서 생계 터전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미 ‘선숙’이 아닌 ‘노숙’을 하는 사람도 있단다.

뿐만 아니다. 우리 정부가 중국산 보따리상들의 농산물 수입 통관을 강화하자 중국 측의 보복조치가 취해졌다. 중국이 우리 공산품의 중국 세관 통과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따리상인들의 삶의 터전은 송두리째 파괴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운반하던 공산품의 수출길이 막혀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자칫 심각한 외교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보따리상이 어려움을 겪으면 국제여객선 회사의 운영도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생계가 막막한 보따리상인들이다. 묘안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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