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急勝而忘敗
오직 이기는 일에만 성급해서 패했을 경우의 일을 잊어선 안된다
순자(荀子)에 이글이 있다. 이글과 대구가 되는 내용이 있는데, 무견리이불고기해(無見利而不顧其害)이다. 이익 되는 면만 생각하고 해로움이 올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또 무욕장이악폐(無欲將而惡廢)로 하고자 하는 것만 진행시키고 미워하는 것은 폐하는 일을 하지 말며, 무위내이경외(無威內而輕外)라 해 안으로는 위엄을 차리고 밖으로는 적을 가벼이 여기는 일을 하지 말라고 적고 있다.
내 앞의 이익에만 눈멀어 치부한 인사들이 언젠가 다 잃고 세상 밖을 떠도는 기가 막힌 사연도 있고 다 이겼다고 생각한 싸움에서 순식간에 뒤집혀 버리는 일도 있다. 또 자기가 잘한다고 하고 싶은 일만 빨리하고 못하거나 싫은 일은 버려두는 그런 사람도 있으니, 옛 사람들이 경계하기를 성급함이 금물이라 했다.
불가에서는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을 많이 인용한다. 간각하(看脚下)라고도 하는데, 내 발걸음 하나하나를 돌아보라는 뜻이다. 사람이기에 어디든 어느 곳이든 가지 않을 수 없으니 가고 옴에 있어 나의 발자국에 후회스러움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도 된다.
공자(孔子)는 “살아가면서 아홉 번 생각해서 한번 말하고, 세 번 생각한 연후에 한걸음을 내디뎌라”고 했으니, 얼마나 앞선 생각이고 지혜로운 발상인가.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