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다문화 음식점은 수원 다문화푸드랜드를 비롯해 전국 여러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원역전시장에 있는 다문화푸드랜드에 가면 그 나라를 방문하지 않고는 먹을 수 없는 고유한 음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수원시 다문화푸드랜드는 지난 2011년 7월 24일 개장한 음식타운이다. 수원 역전시장 지하의 빈 점포를 고쳐 만든 곳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자국의 음식을 맛보게 하고 침체한 시장 경제를 활성화하는 취지로 경기도와 수원시가 3억5천여만원을 들여 함께 만들었다.
결혼이민자들이 자국의 대표적인 음식을 만들어 파는 다문화 푸드랜드는 사업자 공모를 통해 베트남, 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5개국 다문화가족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어 방글라데시 다문화가족도 참여해 총 6개소로 늘어났다. 1천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음식점 부스를 배정받은 이들은 쌀국수와 월남쌈(베트남), 매운탕(태국), 볶음요리(중국), 꼬치(우즈베키스탄), 만두(몽골)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수원시의 또 다른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다문화 푸드랜드는 손님들의 발길이 한산하다. 작년 7월 개업 당시만 반짝 손님들이 왔을 뿐 현재는 파리를 날리는 상태라고 한다.
왜 손님들이 들지 않는 것일까? 물론 한국인의 식성에 맞지 않는 생소한 음식 때문일 수도 있고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만들어 놓기만 하고 사후 관리를 하지 않는 관계당국의 무책임한 자세 때문이다. 다문화가족들은 한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다. 한국인도 실패율이 높은 음식점을 그들에게 권장했다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까지 적극적으로 경영관리를 해줬어야 했다. 이에 최근 경기도와 수원시, 역전시장 상인회, 장안대 교수와 함께 다문화음식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다.
이 자리에서는 케이블 TV, SNS와 주변 주민에 대한 홍보, 다문화 단체 공연, 경영개선 교육 등 다문화음식점 활성화를 위해 관련기관이 함께 공동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한다. 또 앞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발굴해 다문화음식점이 정착할 수 있도록 발전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방안대로 수원역전시장 일대가 전통음식,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젊은이와 다문화 가족을 위한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경기도와 수원시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