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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 조금 먼 이웃의 청소년들, 새터민 친구

 

새터민이란 새로운 터전에 온 주민이란 말로, 탈북자 가족들을 우리사회에서 받아들여 국가 실정도 알리고 교육도 시키며, 본래주민들과 동등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공동체이다. 최근 북한을 이탈하는 주민들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그 구성 또한 1990년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사상 관련 문제로 단독 귀순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북한의 경제난 세습정권에 대한 신뢰 약화, 외부세계 정보의 유입, 민간단체의 후원 등으로 가족 단위의 새터민 입국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새터민 청소년의 수도 늘어나 그들의 남한사회 적응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탈북자 2만명 시대에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탈북자 수와 탈북자 중 여성의 비율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탈북자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그런데 2002년에 남성 탈북자 506명, 여성 탈북자 632명으로 여성이 남성을 넘어선 이후 탈북자 중 여성의 비율이 78%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탈북자들이 겪는 경제적·정신적·육체적 고통은 더욱 심각해지기만 하는 것 같다. 월수입이 보건복지부가 정한 최저생계비 5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탈북자가 56%에 달했다.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탈북자 지원 체계나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탈북자 수가 수백, 수천명일 때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탈북자 문제는 조만간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이 될 수 있다. 탈북자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코페르니쿠스적 인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체 탈북자 수가 2만3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학령기 탈북 청소년의 입국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탈북 청소년중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은 1천860여명 이중 90%에 해당하는 1천680여 명이 일반 학교에 재학 중이다. 그러나 탈북 학생의 중도 탈락률은 7%로 일반 학생보다 7배나 많다. 중도 탈락 사유로는 성적 부진과 따돌림으로 인한 학교 부적응이 가장 높고, 경제 사정이나 가정환경 같은 가정 사정이 두 번째로 그리고 검정고시나 대안학교 입학 같은 진로변경 순이다. 경기 안성의 하나원은 탈북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에 입국했을 때 초기 적응과정을 원활하게 수행해 이 아이들이 일반학교에 갔을 때 잘 적응할 수 있는 초기 교육을 전담하는 곳이다. 위생적인 것을 비롯한 유치원 때부터 탈북 학생들의 적응을 돕는 일종의 완충지대이다. 사회 적응력을 키웠다고 해도 일반 학교에서 모두가 잘 지내는 것은 아니다. 공교육의 틀 안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탈북학생을 보듬어 줘야 한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조사 결과 탈북 학생 10명 가운데 3명 꼴로 북한이 아닌 제 3국에서 태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중국에서 나고 자라다 한국으로 온 이들은 일반 탈북 학생보다 한국어에 대한 어려움이 더 크다. 또 부모 중 1명의 국적이 제 3국이다 보니 탈북가정이나 다문화 가정, 어디로도 인정받지 못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한다. 탈북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도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졸업과 동시에 학력을 인정받는 학교는 한겨레학교와 여명학교, 단 두 곳뿐이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우리의 인식 변화와 관심이다. 탈북 학생이 또래의 놀림이나 괴롭힘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듯이 탈북자에 대한 편견은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탈북학생들을 다수인 우리 일반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울릴 건지에 대한 인식 또는 공감교육이 확산돼야 한다. 탈북학생을 전담하는 교사들에게는 사전 연수와 매뉴얼들을 보급하는 공교육 체계가 바꿔야 한다. 탈북 학생이 남한사회에 적응해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2천300만 북한 주민을 포용해야하는 통일의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 전국민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교육 문화적 콘텐츠 개발 등 통일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조기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김경우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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