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Stealth)는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기술을 말한다. 현대전에서 레이더는 밤낮없이 전황을 손금보듯 들여다보는 조감도로 현대무기의 체계는 레이더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는 무기라 하니 지구촌 군사 강대국들 모두가 스텔스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스텔스 기술을 선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미국으로 미 공군이 1982년 처음으로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F-117A’ 전투기를 선보였을때 전 세계는 꿈의 전투기 출현에 긴장했었다.
‘나이트호크’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F-117A’는 미국의 파나마 침공에서 처음 투입된 이후 걸프전쟁, 이라크 침공, 보스니아 전쟁 등의 실전에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후 스텔스 기술은 전 세계 국사대국들의 치열한 개발전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러시아가 스텔스 기술이 접목된 T-50 전투기를 내놓았다. 특히 동아시아 군사패권을 놓고 미국이 집중 견제하고 있는 중국마저 젠 20이라는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해 시험비행에 나섬으로써 이제 스텔스 기술은 보편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국 언론은 북한이 비운(飛雲)이라는 이름의 스텔스기를 개발했다고 보도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보도내용에 따르면 북한이 개발한 스텔스기는 레이더파 흡수를 위한 도료, 레이더파의 난사를 막는 설계기술 등의 첨단 기술 대신 비행기 외관을 스티로폼으로 감쌌다는 것이어서 헤프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풀고 넘어갈 것은 항간에 나도는 이야기처럼 스텔스 기술이 비행기나 군함 등을 레이더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텔스기술은 레이더상에서 물체를 최소화시켜 항공모함을 구축함으로, 항공기를 작은 점으로 인식토록 ‘오판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정의하는데 옳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 유럽 각국의 항공사가 국가적 지원아래 눈에 불을 켜고 8조3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가 투자되는 ‘대한민국 차세대전투기 도입사업’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스텔스기능을 겸비한 첨단 전투기들로 록히드마틴의 F-35,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타이푼, 스웨덴 사브의 JAS-39 등이다. 엄청난 이권이 걸린 국책사업이라 국민적 관심까지 집중되고 있는데 F-35를 팔고 있는 록히드마틴사의 고위관계자가 “한국이 F-35를 구입키로 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아직 제품의 성능과 적합도, 기술이전 정도, 구매조건 등의 주요사항에 대한 검토도 끝나기 전에 물건을 팔았다고 선언한 것은 국격에 대한 도전이고 상도의를 상살한 행위다. 이참에 우리정부도 도입기종에 앞서 도입시기 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내기 위한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