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은 우리나라 전통특산물 가운데 하나이다. 또 우리의 대표적 수출 농산물로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인삼은 강정·강장의 효능을 갖는 약용작물로서 최근에는 다이옥신 방어 기능까지 높은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인삼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국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캐나다·미국산이 한국인삼의 자리를 침식해 가고 있다. 가격경쟁력의 상실과 함께 고품질 인삼의 공급능력 저하가 요인이다.
고품질의 인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삼재배지를 발굴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삼은 같은 땅에서 계속 연작(連作)할 경우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삼은 연작 장해가 발생되는 대표적 작물이다. 인삼은 한 번 심으면 그 자리에서 4~6년을 생장하며 양분을 모두 빨아들여 지력을 약하게 한다. 특히 과다한 비료를 싫어하는 작물이라 비료를 많이 칠 수 없어 영양보충도 어렵다. 한번 인삼 농사를 짓고 나면 다른 땅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농경지가 협소해 연작이 불가피하다. 매번 같은 땅에서 연작을 하는 결과 인삼 고유의 향이 매년 떨어지고 있으며, 고급품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다간 ‘인삼 종주국’의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겠다. 재배지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던 인삼재배농가들은 요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민통선 내까지 들어가 인삼을 재배하고 있다. 민통선 지역은 땅의 유기질이 풍부하고 기후도 적당해 인삼 재배지로서는 아주 적합하다고 한다. 민통선 인삼재배는 1990년대 초부터 비롯됐으며 이후 정부에서 이곳에 인삼재배지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고품질 인삼생산을 통해 우리 인삼의 국제경쟁력을 회복하고 남북 농업 협력의 전진기지로의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박은진 연구위원은 민통선지역 내 인삼재배지가 급증하면서 생물종의 서식환경 뿐 아니라 경관도 해치고 있다고 한다. 신규 인삼재배지 60% 이상이 파주와 연천 등 민통선지역에 몰려 생태계를 훼손하는 수준에 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제도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농약사용량 감소, 무경운, 볏짚존치 등 친환경 농업 참여를 권고하고 있다. 이제 인삼 재배방식도 친환경적 정밀농업으로 가야할 때다. 아울러 인삼재배 훼손지에 대한 복원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 경우 생태계보전협력금을 활용할 수도 있겠다. 행정적 지원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