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오는 29일까지 전통시장 특화사업인 ‘1시장-1대학 자매결연’에 참여할 시장과 대학을 공모한다는 소식이다.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대형쇼핑센터와 SSM에 밀려 점차 쇠퇴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전통시장이라고도 불리는 재래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만이 아니다. 고대로부터 우리들의 전통문화와 서민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소중한 장소이다. 일제시기에는 전국의 장터에서 항일 만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재래시장을 배경으로 하는 이유다.
그러나 산업화·국제화로 국내 유통과 시장 구조가 변화됐고 대형마트와 인터넷쇼핑몰, 각 골목마다 들어선 24시 편의점 등 새로운 업태가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재래시장은 벼랑 끝으로 밀려나게 됐다.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재래시장은 1천517곳으로 점포 20여만개에 상인 36만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2002년부터 2008년 사이의 6년간의 재래시장 매출액은 41조5천억원에서 25조9천억원으로 15조6천억원이나 감소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액은 오히려 17조4천억원에서 30조7천억원으로 13조3천억원 증가했단다.
재래시장이 활성화돼야 할 이유는 많다. 먼저 영세상인 보호다. 고용도 창출된다. 중소기업진흥 효과도 있다. 특히 지역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래시장은 국책으로 보호되고 육성돼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이덕훈 한국전통재래시장학회장(한남대 경영과 교수)이 한 지역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하려면 재래식이 아닌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우선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서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래시장 시설 현대화사업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젊은 구매자들이 재래시장으로 오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의 ‘1시장-1대학’ 프로젝트는 괜찮은 정책이다. 이 사업은 전통시장과 지역의 대학이 자매결연을 통해 시장의 특화요소를 발굴하고 대학의 컨설팅 제공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8년부터 실시했는데 안양 중앙시장(곱창거리), 용인 중앙시장(순대타운) 등은 고객과 매출이 20~4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대학의 젊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전문지식을 전통시장에 접목시킨다면 시장도 젊어진다. 이 사업이 더욱 큰 성과를 거둬 허덕이는 재래시장들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