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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지방지 기자

과거 기자(記者)를 선비와 동일시하던 시절이 있었다. 행동거지가 똑바르고, 고준담론 속에 대의를 우선시하며 사회를 계몽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그 시절 기자들의 기사 한 줄은 그야말로 신뢰의 상징이었고, 주의주장은 사회의 죽비가 되고 등대가 됐다. 작은 가슴에는 거대한 불의에 대항하는 결기와 어려운 생활상을 견뎌내는 정신이 실아 있었다.

요즘 기자세계의 세태도 변했고 대안언론의 등장으로 기자들의 양태도 변모하고 있다. 특히 전성기를 구가하는 SNS의 슈퍼파워 블러거들은 웬만한 신문의 발행부수를 능가하는 수십만 혹은 수만 명의 팔로어(Follower)를 이끌고 있다. 그들은 날카로운 지성과 전문지식을 겸비하고 기자를 능가하는 수준의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이들에 슈퍼 블러거들은 열광하는 팔로어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언론을 넘어서는 여론형성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또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발전으로 전 국민이 기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여서 사건사고의 현장 곳곳에서 올리는 ‘시민 기자’들의 속보성을 기자들이 따라가기는 불가능한 형편이다.

여기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안언론이라 할 ‘나는 꼼수다’, ‘뉴스타파’, ‘제대로 MBC’ 등으로 시선이 편향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자 특히 ‘지방지 기자’들의 설 자리는 어디일까. 중앙지에 비해 볼륨이나 뿌리가 약한 지방지는 특성상 허약한 체질을 갖고 있는게 사실이다. 여기에 종편과 각종 언론의 출현으로 인력유출이 심화되면 언제부턴가 지방지 기자들은 취재원을 따라잡지 못한 전문성으로 취재원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또 사내 권력과 광고 권력에 좌우되는 필설은 지역 시민단체나 지역민들로부터 비아냥을 사고 있다.

여기에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열악한 제작환경과 생활환경은 최소한의 생활인으로서 살아갈 의욕마저 앗아가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방지 기자는 단순한 정보전달의 매개체가 아니라 지방자치제의 필수요건이자 언론의 다양성, 지역이익 보호 등의 고유 책무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정서를 대변하는 ‘딸깍발이’로서 매가트렌드를 추구하는 중앙언론 종사자와는 다른 색깔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다.

지방지 기자는 다른 매체로 넘어가기 위한 교두보가 아니다. 또 기자 피라미드의 최하층을 감당하는 계층적 위치에 있지도 않다.

지방지 기자는 지방지 기자 그 자체로 의미있는 공간과 독자가 존재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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