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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행정이 116년 역사의 등을 떠민다면

수원은 다른 시와는 달리 정조대왕이 200여년전 건설한 화성이 도심의 한쪽부분을 감싸고 있다. 한 때 화성 안은 수원의 중심지로서 경기남부지역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수원시도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화성 안은 수원의 중심지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했다. 30여년 동안 주민 이탈현상이 심화되면서 도심공동화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민선시대를 거치면서 단체장들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앞장서서 그럴싸하게 포장된 화성개발사업이란 것들을 벌려놓았다.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화성개발사업이란 것이 제대로 진행된 것은 거의 없다. 정치인들이 큰 소리 친거와는 달리 예산을 확보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들의 재산권만 묶어 놓은 채 허송세월했다.

어느날 느닷없이 팔달구청이 화성박물관 부지안에 건립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그리고 116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신풍초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추진됐다. 신풍초 이전문제가 수원시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된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내에 화성행궁의 일부시설물에 해당하는 우화관을 건립한다는 이유에서다. 신풍초는 팔달구 신풍동에 위치해 있다. 학생수가 모자라 한학년이 1학급을 어렵사리 유지해 오고 있다.

1896년 2월 화성행궁 우화관 자리에 수원군 공립 소학교로 개교했다. 이학교가 지금의 수원신풍초등학교다.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오래된 유서 깊은 초등학교로 졸업생만 4만명에 달한다. 역사로서의 의미가 간직돼 있는 학교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는 수원시의 행정에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다.

학부모와 졸업생들은 “복원하려는 우화관만 역사냐, 116년된 신풍초등학교는 역사가 아니란 말이냐”며 언성을 높인다. 시는 신풍초를 내년 2월까지 광교신도시로 이전하기로 하고, 170억원을 들여 현재 학교 부지를 매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시는 화성행궁 복원사업 2단계 공사를 2014년까지 끝내기 위해 더 이상 이전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원시의 행정력이 116년된 힘 없는 역사의 현장을 몰아 내려는 인상이 짙다. 이를테면 해결방안이다. 우화관을 지어 화성행궁을 복원하고 나머지 땅에 행궁건축약식을 빌어 교사를 건립하고 학교의 명맥을 유지케 하는 일이다. 학교 이름만 따다가 다른곳에서 개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신풍초는 지금 있는 곳에서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 공직자들의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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