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기도청 페이스북에 안타까운 사연 하나가 올라왔다. 내용은 추리면 다음과 같다. “반딧불이문화학교는 용인의 유서 깊은 장애인문화학교로서…도시개발로 인해 사라질 뻔한 이 학교는 이전건립이 추진 중이지만 위치 선정이나 지원금 문제에서…실질적이고 아름다운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과 도민여러분, 도청 관계자들에게도 이 같은 울부짖음을 전합니다.” 반딧불이문화학교는 지난 2003년 6월 개교한 이래 3천여명의 수강생이 거쳐 간 장애인 특수교육기관이다. 매년 평균 350여명의 수강생이 참여한다.
그러나 반딧불이문화학교는 일반 장애인 교육기관과 다르다. 일반 장애인 교육기관이 장애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임에 비해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배운다. 뿐만 아니다. 매년 전시회나 공연을 열어 1년 동안 배운 결실을 공개한다. 학교 관계자의 말처럼 장애인들은 자기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보는 사람들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문예창작, 규방공예, 합창, 원예치료, 미술치료, 도자기, 요가 등 10여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이 훌륭한 것은 장애인은 나와 똑같은 사람이지만 신체나 정신이 조금 부족할 뿐이라는 것을 사회에 인식시켜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는 공동체 세상을 꿈꾸는 학교다. 그러나 옛 용인시 보건소에 위치한 이 학교는 아파트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이전해야 하는 처지다. 용인시가 도움을 줘서 이전 시설을 얻긴 했다. 문제는 시에서 제시한 이전 시설이 모두 반딧불이 문화학교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용거리가 멀거나 주로 지적·자폐성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학교의 특성에 맞지 않았다.
반딧불이문화학교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수강생이 300명이 넘는데도 인건비 보조는 단 한 명뿐이란다. 학부모 자원봉사자가 있지만 한계가 있어 직원 한 명은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딱한 사정을 한 시민이 경기도청 페이스북에 올렸고 담당자는 반딧불이 문화학교 현장 취재를 통해 경기도청 블로그에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널리 알려지게 됐다.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장애인 학교의 사연은 안타깝다. 이 학교 박인선 교장의 말처럼 정말 장애인들을 위한다면 그들이 편리한 시설과 편리한 곳에 있어야 한다. 도와 용인시, 도민들의 지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