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을 기르는 집의 부모들은 잘 아는 사실이지만 장난감 가격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보통 5만원을 넘고,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캐릭터 인형은 7~10만원은 한다. 수입 자동차 브랜드들이 선보인 인기 차종을 본뜬 전동식 모델제품의 가격은 60만원~80만원대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벌이만 신경 쓴다는 지적이다. 아이들은 부자와 서민의 구분이 없다. 맘에 드는 장난감을 보면 가격과 상관없이 사달라고 떼쓰고, 비싼 걸 사줘도 조금 지나면 또 새로운 걸 사달라고 조르기 일쑤다. 부자들이야 별 부담이 없겠지만 서민들은 큰 문제다.
그럴 때마다 부모들은 장난감을 싸게 빌려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게 된다. 그런데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여러 곳에 장난감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주는 장난감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원시장난감도서관, 에코장난감도서관(고양시), 놀자장난감도서관(부천시), 아이꿈터(양주시), 신세계희망장난감도서관(성남시, 광명시) 등 곳곳에 장난감을 빌려주는 곳이 많다. 이런 곳들은 자치단체나 기업이 나서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독특한 장난감 도서관도 있다. 바로 성남의 ‘웃음보따리 장난감도서관’이 그곳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이 장난감도서관은 성남시 마을 기업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함께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 실천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5월 26일 개관한 이 곳은 시에서 5천만원 정도 지원을 받아 장난감과 도서를 구입했으며 인테리어 등에 사용했다. 주민들은 회원가입비 2만원, 매월 회비 1만8천원을 내면 매주 한 개의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으며, 연장도 가능하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아동 할인특혜도 있다. 책도 1인당 일주일에 5권까지 빌릴 수 있단다.
단순히 장난감과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닌 듯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장난감과 도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놀이공간이 되고 주부들에게는 소통과 활력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 모임, 유아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동네 사랑방 역할까지 하고 있으며 특히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 진출을 돕고 있다고 하니 정말 필요한 공간이다. 머지않아 이곳은 보육복지와 마을 공동체의 대표명소로, 또 이색적인 마을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벤치마킹의 발길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