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로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해군용사 46명이 순국한 천안함 폭침 2주기를 맞는다. 생떼 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 그 가족들의 슬픔은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아물지 않은 채 계속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때 부상을 입은 많은 장병들은 전역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을 받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도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괴담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으며, 더구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일부 불손한 세력이 어떤 의도를 갖고 괴담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아 안타깝다.
우리는 6.25 전쟁 이후 현재까지도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끝없이 위협하는 북한의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 김일성이 6.25 남침을 통해 수백만 명의 동족을 총과 대포로 살해했으며, 전 국토를 폐허로 만들었다. 김일성의 대를 이은 김정일의 통치기간은 유혈과 테러와 폭력과 아사(餓死)로 얼룩진 폭정의 시대였다. 김정일은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1983년 미얀마 아웅산 묘지 폭탄테러사건, 1987년 KAL기 폭파사건, 2002년 연평도 해상의 우리해군 함정 기습사건,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을 일으켜 무고한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
현재 북한은 정규군이 117만여 명에 이르고, 노농적위대·교도대·붉은 청년근위대 등 예비전력 730만여 명, 호위사령부·군수동원총국과 인민보안부 준군사부대가 약 40만 명에 달한다. 북한 전체 인구 2천300만 명의 39%가 무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을 겨냥한 사거리 40~60㎞ 정도의 170m 자주포와 240m 방사포는 300여문에 이르고 있으며 한 시간에 7천발을 서울시내로 사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김정일 대를 이은 김정은은 이와 같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남한을 향해 무력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한반도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간첩침투·대남도발·재외국민공작 등 치밀한 대남전략에 따라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안보의식은 어떠한가? 진보와 보수로 편 가른 이념적 대립과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으로 사회적 불안요인이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정치권 등 사회 지도층은 이러한 갈등 요인을 치유하기보단 정치적으로 이용해 국론 분열이 위험수위에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대다수는 애국가 가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또 북한이 남침했는지 아는 중고생이 절반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픈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국가는 밝은 미래가 있는 반면 아픈 역사를 잊은 국가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다가 사라져 가는 게 역사의 진리다.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다가 산화한 천안함 46용사, 2년 전 천안함 폭침의 북한 만행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천안함 46용사와 부상자들의 희생과 고통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천안함 사건을 국익과 관계없는 불손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순국한 천안함 46용사의 명복을 빌며, 슬픔에 젖어 있을 유가족에게 뜨거운 마음으로 위로를 드린다.
/이성준 수원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