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3월의 꽃샘추위가 마지막 텃새를 부리지만 봄은 이미 내 곁에 다가왔다. 온 겨울을 나기 위해 모든 추위와 고난을 뿌리에 담아왔던 달래. 그 달래가 메마른 대지에 가녀린 줄기를 슬며시 내밀었다.

뿌리째 먹는 달래는 톡 쏘는 매운 맛으로 입 안을 장악한다. 그러나 매운 만큼 상큼하다. 그러니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데 달래만큼 제격인 나물은 없으리라. 달래, 냉이, 쑥 등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나른해진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간장양념에 버무린 싱싱한 달래에 식초가 살짝 가미되면 입안에 침이 저절로 고인다. 간장과 궁합을 맞춘 달래양념장은 특유의 매운맛과 식초의 상큼한 맛이 어우러져 어느새 식탁의 귀족으로 자리 잡았다.

언제부턴가 우리 어머니들은 달래에 식초를 치기 시작했다. 최근에야 식초가 달래에 함유된 비타민C의 파괴를 지연시켜 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우리 어머니들의 원초적 지혜가 나물에 까지 닿았음을 느낀다. 이쯤 되면 저절로 달래에게 다가가는 젓가락을 어찌 탓하겠는가.

달래와 돌나물 등은 생채로 먹는다. 뜨거운 물에 데치지 않으니 비타민이 파괴될 리 없다. 그러나 생채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요리할 때는 우선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번 정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래야 공해에 찌든 잔류농약 성분과 식중독균 등을 걸러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C가 풍부한 달래는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효과가 있으며, 풍부한 식이섬유 탓에 소화가 잘돼 변비에도 좋다. 또한 정신을 안정시켜 잠을 잘 자게 만들며, 정력을 좋게 하는 식품으로도 이름이 나 있다.

꽃샘추위가 시샘하는 들녘에 달래를 캐는 아낙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땅속 깊숙이 묻혀 있는 비늘줄기를 캐기가 여간 쉽지 않은 듯 연신 호미질을 해댄다. 하지만 달래가 전해주는 봄소식에 아낙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오늘 식탁에는 달래전, 달래무침, 달래양념장이 풍성하게 올라오려나?

<제공=진종구 DMZ 생태환경작가>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