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시민들의 각 가정을 방문하는 수돗물관리사를 알고 있는가. 정수기를 청소해 주는 사람? 아니다. 수돗물관리사는 우리가 항상 가정과 직장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즉 수도계량기 검침, 수도요금 고지서 전달은 물론 동절기 계량기 동파, 누수, 고장 여부를 확인해 주는 주부 검침원이다.
수돗물관리사의 어려움은 수도계량기 덮개 뚜껑을 열면서 시작된다. 수도관이 지하에 묻혀 있기 때문에 수도계량기 지침을 보려면 엎드려 땅 속을 살펴봐야 한다. 바퀴벌레, 지렁이, 쥐를 만나는 것은 다반사로 가끔 똬리를 틀고 있는 뱀과 눈을 마주칠 때도 있단다. 안산시는 지난해 4월 1일부터 수도계량기 검침과 수도요금 고지서 전달 업무를 안산도시공사에 민간 위탁했다. 수도검침 사업을 위탁한 지 어느 덧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시의 행정사무를 민간에 맡겨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바로 민간위탁이다. 점점 다양해지는 주민들의 욕구에 더 듣고 더 뛰고 더 변화하는 자세와 좀 더 나은 서비스로 답하고 저비용으로 인건비를 해결할 수 있으며, 고용창출의 효과 등 민간기술의 전문성을 보장받기 위해 수도계량기 검침업무를 민간 위탁한 것이다.
처음에는 단원구 공단동과 대부동부터 시작해 현재는 시 전역으로 검침업무를 확대했다. 주부로 구성된 27명의 수돗물관리사가 매월 집집마다 방문해 꼼꼼하게 수도계량기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수돗물관리사는 여성의 섬세함으로 계량기 누수, 동파 등 문제점이 발생하면 세밀하게 체크하고 수돗물 사용량이 지난달에 비해 너무 많거나 적을 경우 직접 사용가에게 알려줘 점검하게 하는 등 시정 모니터요원으로서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거 남자 직원들이 맡았던 수도 검침업무가 이제는 상냥한 주부들이 맡으면서 “수도 검침원이 친절해 졌다”라는 시민들의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안산시는 수도검침 민간위탁 사업을 통해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주부 일자리 창출 효과와 연간 3억7천만원의 인건비 절감은 물론 기존 업무 담당 공무원을 다른 업무에 순환 배치해 다양한 업무 접촉 및 각 부서 부족 인원을 일부 해소하는 등 잉여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안산시는 수돗물관리사와 담당 공무원간의 멘토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적으로 친절교육은 물론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수도검침이 어려운 다가구 주차장 상가 등에 PDA와 옥외검침시스템을 확대 도입해 수돗물관리사의 검침 환경을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시민 여러분의 도움도 필요하다. 수돗물관리사가 검침하기 쉽도록 평소 수도계량기 위에 쓰레기나 적치물은 치워 주고, 수도계량기 덮개를 차량으로 막지 않도록 주의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대문 개방 등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 상하수도사업소에서는 주민이 믿고 마실 수 있는 맑은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황색 점퍼를 입은 수돗물관리사를 만난다면 반갑게 맞아 주기 바란다. 바로 여러분의 아내이자, 엄마이다.
/신원남 안산시 상하수도사업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