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헌법 전문(前文)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 52년 전 4·19혁명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민주화된 대한민국을 있을 수 있었고, 그 혁명은 불의와 독재에 항거한 민중의 정신이 표출된 일대의 사건이자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의 시작을 알린 한국 현대사의 큰 전환점이었다.
‘자유·민주·정의’로 대표되는 4·19정신은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6월 항쟁으로 이어져 지난 50여년 동안 대한민국의 발전과 민주화의 대장정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4·19혁명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주권재민의 원칙과 우리 헌정사에 민주주의 이념을 확고히 뿌리내리게 한 위대한 민주시민 혁명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4·19 혁명에서 국민들이 소망하던 민의 반영과 정의 실현은 이뤄지지 못했다. 제 1공화국이 무너진 뒤, 허정 과도정부를 거쳐 대한민국 제5대 총선이 치러졌고, 이를 통해 윤보선을 대통령, 장면을 국무총리로 하는 제2공화국이 들어서게 됐지만, 수많은 민의를 모두 들어주는 것은 불가능했고 민주당 정권은 구파와 신파 간의 파벌 다툼으로 인해 민중의 요구를 들어줄 여력도 없었다. 민중의 요구와 정치권의 민의 실현 간의 괴리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제2공화국 내내 계속돼 결국 4·19혁명으로 탄생한 제2공화국은 채 1년도 못 가 군인이 주도한 5·16 군사 쿠데타에 의해 무너지게 되고 만다.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음에도 4·19혁명은 우리 민주항쟁사의 커다란 분수령이며, 민주화운동의 찬란한 금자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현대사의 어둠을 걷어내고 민주주의 이념을 확고히 뿌리 내리게 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오늘의 우리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깨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4·19혁명의 숭고한 희생과 높은 뜻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선진국가로 나아가는 데 있어 국민들에게 큰 교훈과 방향이 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도 가장 먼저 3·15부정선거 거리규탄 집회를 열었던 인천기계공고에서 4·19혁명 유공자와 유가족 등 보훈가족, 주요내빈 그리고 내일의 희망인 학생들과 함께 제52주년 기념식을 거행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친 민주열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는 행사가 거행된다.
역사학자 서중석 씨는 4·19혁명을 “낡은 것, 썩은 것을 퇴치하고 4월의 봄같이 새 생명이 돋아나는 새 세상을 만들자는 운동이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52년 전 자유와 민주, 정의의 횃불을 높이 들었던 그날의 정신과 용기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민주의 공기는 앞선 세대들의 값진 희생에 빚지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계승해나가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도리이자, 당시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영남 인천보훈지청 홍보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