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속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대원들의 자존심은 체력을 갖추는 일이다. 이는 체력 없이는 생명을 구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존심을 갖고 산다. 이 자존심을 키우기 위해 저마다 각고의 노력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생활주변에는 자존심을 지켜 존경받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아 손가락질을 받는 이들도 있다.
자존심은 존경의 중심이며 참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다. 한가지 사례를 들어본다.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을 물리치는 등 군인으로 또 정치가로 유명세를 날렸던 영국인 웰링턴이 승전기념일에 많은 사람을 초청해 기념파티를 연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다. 웰링턴 장군의 다이아몬드로 만든 담뱃갑이 없어진 것이다. 이를 찾기 위해 손님들 주머니 검사에 들어가려할 때 한 늙은 사관이 화를 벌컥 내며 주머니 검사는 손님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화를 냈고 웰링턴 장군은 이를 받아들여 파티는 어렵게 끝이 났다. 수년이 지난 후 그 때 입었던 만찬옷을 입었는데 그 호주머니 속에 다이아몬드 담배값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늙은 사관을 찾아 용서를 빌었다. “담뱃갑을 훔치지도 않았으면서 호주머니 검사를 반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았소”하자 그는 울음을 터트렸다.
“부끄럽습니다. 그때 호주머니에는 며칠째 굶주린 가족들에게 줄 만찬회 음식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를 듣고 두사람은 손을 잡고 함께 울었다. 만약 검사에 응했더라면 도둑 누명은 벗었겠지만 몰래 집어넣은 음식물로 영국군 사관의 명예는 무척이나 침해됐을 것이다. 수백 년 전의 일이지만 자존심의 의미를 깊게 새겨주고 있다. 눈에 보이는 이익보다 국가 구성원이 지녀야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소방대원에게는 강인한 체력이 필수다. 이는 체력이 생명을 구하는 필수 요건으로 우리 119 소방대원들의 자존심이다. 영국군 사관이 보였던 자존심 앞에 머리가 숙여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우리의 자존심을 참으로 상하게 하는 것은 능력의 한계로 귀중한 생명을 구해내지 못하는 일이다.
/김완성 분당소방서 서현119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