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과 들에 나가면 푸릇푸릇한 산나물이 지천에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앙증맞은 꽃대를 올리며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그 꽃대와 잎, 뿌리를 채취해 나물로 먹는데, 그것이 바로 산채인 것이다. 최근 들어 국민들의 식생활패턴 변화와 무공해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곤드레밥집과 같은 산채식당들이 늘어나 산채류의 재배면적도 2004년 5천699㏊에서 2008년에는 8천236㏊, 2010년에는 1만1천47㏊로 불과 6년 동안에 70%나 증가됐다.
21세기에 우리나라는 소득 및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되고 있어 건강기능성 식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밝혀진 산채류의 기능성 효과에는 항돌연변이성, DNA 절단억제작용, 폐암세포와 간암세포 등 각종 암세포에 대한 세포독성, 유전독성 억제,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 간기능 개선, 소화촉진, 콜레스테롤 대사억제, 항종양 효과 등이 있다. 이 같은 기능성 효과로 산채에 대한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용도별로 더 기능성이 높은 산채자원의 개발과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조리법이나 가공방법의 개발로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번째로, 국내에 자생하는 식용 가능한 기능성 산채자원의 더 많은 개발이 필요하다.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중 산채로 이용 가능한 식물은 480여종이 있으며, 그 중에 기호성이 좋고 식품학적 가치가 높은 것은 90여종이 있으나 현재 주로 시장에 대량 출하되고 있는 것은 40여종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더 많은 식물의 약리성분 분석을 통해 그 기능성을 밝혀내고 재배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번째로, 인체에 유용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산채류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식품산업용 산채소재를 발굴·개발하고 대량생산기술을 확립해 산채류 생산의 단기화, 기업화 및 지역 특산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세 번째는 산채류를 이용한 항산화 및 노화억제 식품, 실버용 기능성 식품첨가물, 실버용·환자회복용 영양 강화식품 및 식이용 다목적 효소제품 등과 같은 실버산업용 기능성 산채소재 식품을 개발해야 한다.
네번째는 산채류의 김치, 장류식품 및 전통발효주의 개발과 산업화 기술, 전통발효기술을 이용한 신물질 생산기술 등의 전통 발효식품의 개선 및 산업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다섯번째는 국민들의 식습관이 점차 서구화돼 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해야 하며, 바쁜 도시인들이 인스턴트식품을 선호하는 성향에 맞도록 가공방법을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여섯번째로는 다양한 부식용 산채류의 개발 및 식품첨가제로의 이용 방안이 개발돼야 한다. 일곱번째로, 관상용 자생화로 화단이나 식물원, 수목원 등에 이용하거나 해충과 잡초의 발생을 억제하고 토양 유실을 방지하는 용도로도 개발해 앞으로 고랭지 경사지농업의 대체작목으로 육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여덟번째로 규격화, 포장화 및 예랭, 저온유통 등의 유통개선이 이뤄지면 산채류가 농가소득의 대체자원으로 좀 더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홉번째로 산채류 종자의 국제 경쟁력를 위한 종자생산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인건비나 경영비 과다로 종자생산이 어렵지만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종자를 채종하여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제 웰빙 음식의 핵심이 된 산채의 미래 가치를 위한 연구개발에 연구비 투자를 강화해 우리 국민들의 입맛에 맞는 고급 식품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 같은 일들이 해결된다면 우리나라의 산채 소비가 확대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불어 산채를 재배하는 농업인의 소득 증대는 물론 우리 국민들의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땅의 신토불이 산채산업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해 본다.
/서종택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센터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