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보 하류의 하천바닥 세굴로 4대강사업 설계 및 시공부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는 있지만 적절한 방법으로 보강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향후 유지관리에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충분한 보강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녹색성장사업 일환으로 홍수예방과 가뭄해소가 주목적인 4대강 사업은 수질개선과 생태복원, 지역발전 등을 동시에 아우르는 사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요 목적인 홍수예방과 가뭄해소 등 치수 측면에선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를 달성했다고 자부해도 좋을 듯 하다.
작년 여름의 경우 예년에 비해 많은 강우와 집중호우가 있었음에도 준설이 완료되고 물그릇이 커진 효과로 인해 홍수피해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 좋은 사례다. 앞으로도 댐과 보의 유기적인 연계운영을 통해 홍수나 가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직접적인 효과와 더해 강을 정비함으로써 문화관광이나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간접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오스트리아의 ‘다뉴브강 치수사업’, 일본의 ‘요도가와강 하천복원사업’ 네델란드의 ‘Room for the River’ 등 선진국 사례에서도 이 같은 효과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뉴브 강의 잦은 홍수 때문에 막대한 재해를 입었던 오스트리아 빈은 치수사업의 결과 홍수 저류공간의 확보, 여가활동 기회의 증진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2006년 UN 해비다트 프로그램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선정된 바 있다.
일본 오사카 도심을 통과하는 요도가와 강은 수질이 악화되고 악취가 풍기는 골칫거리였으나 준설과 수로 폭을 확대하는 하천복원사업을 통해 현재는 도심의 오아시스라 불릴 정도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4대강 사업의 또 다른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수질개선과 생태 복원에 있다. 하천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수량과 수질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보 건설로 인해 수량 확보는 기대할 수 있지만 본류로 유입되는 지류, 지천의 수질개선 없이는 깨끗한 수질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낙동강 수계 수질이 보 건설로 인해 나빠졌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댐의 경우에도 담수 초기에 수질이 저하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긴 하다.
4대강의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강도 높은 보 중심의 유역관리를 바탕으로 지류·지천의 수질개선과 생태 복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Post 4대강 사업이 조속 추진돼야 한다. 지류, 지천 살리기는 4대강 사업에 비해 사업범위도 넓고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과 같이 일괄적으로 시행하기 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부터라도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한 체계적인 통합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본래의 사업목적에 맞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수많은 논쟁과 갈등이 있어 왔다. 하지만 사업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시점에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향후 예상되거나 보완돼야 할 문제들에 대해 슬기롭게 대응하고 집중하는 것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사업을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현명한 선택이다. 무조건 사업을 반대하는 흑백 논쟁에서 벗어나 완성돼 가는 4대강이 국민들의 복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진정한 ‘행복한 강’으로 거듭나는 길임을 모두가 잊지 말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