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위기, 도덕성의 위기인 이때에 경기경찰의 역량을 다시 키우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오원춘 사건 등으로 경찰이 구설수에 휘말리게 된 상황에서, 지난 5월 10일 강경량 신임 경기경찰청장은 매우 어려운 시기에 경기도의 치안을 맡게 되었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그는 갯벌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고장에서 자랐다. 장흥은 포구도 많고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고장이다. 가슴이 답답한 이들은 장흥의 바다에 가면, 넓은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고깃배들을 바라보며 시름을 달랠 수 있다.
전남 장흥은 소설가 한승원의 고향이며, 소설가 이청준도 그곳에서 수많은 명작을 집필했다. 장흥의 갯벌은 풍요로운 해산물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감수성도 낳게 한다. 필자에게는 장흥과 얽힌 추억도 많다. 필자의 고향은 해남이지만 필자의 큰형이 장흥군 안양면 수문리 해변별장에서 군생활 당시에 초소장을 지냈기 때문에 그곳에 자주 가보았다. 수문리 해수욕장에서는 장흥군민들의 소박하고 진솔한 모습들과 만날 수 있었다.
그런 장흥에서 자라난 강경량 신임 경기경찰청장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우러난 치안을 모색하리라 기대해 본다. 강경량 청장이 순박한 고향의 향수를 더듬어 소시민들을 위한 현장중심의 치안을 펼치리라 기대한다. 그가 따뜻한 가슴으로 경기경찰을 이끌어 나가는 치안의 수장이 되길 바란다.
최근 오원춘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27대 경기경찰청장에 취임한 강경량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경찰 조직 전체가 신뢰의 위기이자 도덕성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 경기 경찰의 역량을 다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강경량 청장은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범죄로부터 불안에 떨지 않고 안전하게 생활하는 것”이라며 “어린이와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 공정한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사회적 약자들을 가슴으로 대하리라 기대해 본다.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나 조직폭력 등에 단호히 대처할 것을 바란다. 그는 “불법 사금융은 단순한 재산범죄가 아니라 서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범죄인 만큼 사회악을 척결한다는 생각으로 발본색원하겠다”고 천명했는데, 서민을 위해 활약하는 경기경창의 수장이 되길 바란다.
오원춘 살인 사건에서 드러난 112 종합상황실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112 종합상황실을 단순히 신고를 접수하고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며 “상황실을 관할 내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로서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핵심 기능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치안의 중요성도 강조한 그는 “치안의 승부처는 현장이고 해답도 현장에 있다”고 하며 “현재 운영 중인 고객만족 센터를 확대 발전시켜 맞춤형 지역치안을 이뤄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과 장비, 예산을 집중하겠고,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고객만족센터를 확대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뛰어난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다. 그는 경기경찰이 국민을 위한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려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IT 기업 구글의 ‘Work hard, Play hard(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놀자)’라는 문구를 인용한 강경량 청장은 “열심히 일하고 싶은 사무실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저부터도 온라인과 현장에서 의견을 정성껏 듣는 소통의 청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간뇌도지(肝腦塗地)의 각오로 최선을 다해 국민들로부터 공감받는 경기경찰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취임사를 마쳤다. 그의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과거의 경찰이 일방적으로 치안서비스를 제공했다면 현재의 경찰은 모든 치안활동의 중심을 수요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할 것이다. 그는 “형사법적 마인드만으로는 국민이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기 어려운 만큼 범죄예방은 물론 위험 관리까지 아우르는 개념의 새로운 치안서비스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국민의 원하는 바를 헤아리는 그의 ‘치안론’이 좋은 결실을 거두길 바란다. 장흥 바다에서 만선을 거두고 웃는 얼굴로 포구로 돌아오는 어민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