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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디지털 단식

인간의 기본 욕구인 먹는 것을 끊는 단식(斷食)은 본인의 의지가 필요한 것으로, 그 행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거대한 세력에 맞서 자신의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단식을 택했다. 물론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기본적 욕구를 제한하는 단식을 통해 의지를 발현하려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나 단식과 가장 익숙한 연관어는 종교와 건강이다. 우선 단식은 지구상 수많은 종교에서 자신의 믿음을 확증하는 행위로 손꼽힌다. 기독교와 유대교는 부활절 등의 절기 때면 정기적인 단식을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있으며 불교 역시 번뇌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스님들의 정진 수단으로 단식이 사용된다. 이슬람교도들이 라마다 기간 중에는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실천하는 단식은 잘 알려져 있다.

특이한 것은 욕구를 참아야 하는 단식이 체내 독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의식을 맑게 하는 각성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생활 속에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정기적인 단식을 행하는 경우도 많다. 현대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영양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의료적 수단으로 단식이 권유되거나 애용되기 때문이다. 많은 의료전문가와 건강코디네이터들도 계획된 단식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결론 속에 선별된 환자들에게 단식을 권한다.

요즘에는 문명의 이기(利器)가 가져온 폐단을 치유하기 위한 또 다른 종류의 단식(斷食)이 화두다. 유용함을 넘어 이제는 현대인들을 지배하기 이른 디지털의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디지털 단식’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디지털 중독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 중독으로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은 인생을 파괴하는 결과로 경고장을 보내온 지 오래다. 여기에 스마트폰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몰고 온 하이퍼-커넥티드(Hyper-connected)시대는 과잉연결로 인한 인간관계 파괴를 우려케 한다. 가족이나 친구간 대화가 끊어지고 전화통화 마저 부쩍 줄었다. 온라인게임, 인터넷쇼핑, 블로그, 메신저 등이 인간관계를 황폐하게 하더니 이제는 더욱 무서운 SNS가 등장했다.

오직 자신의 관심사에만 몰두해 조그만 화면을 들어야 보며 다른 세계와 교신하는 이들에게 인관관계의 기본인 대화가 사라진 것이다. 같은 교실에, 한 집안에, 동일한 사무실에 함께 있으면서도 말이다. 전문가들은 육적 건강을 위해 일정기간 단식을 하듯 정신적 건강을 위한 디지털단식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제 과감하게 전원을 꺼 보자.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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