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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외국인 근로자 일터 불안하다

 



우리 산업현장이 언젠가부터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공장을 가동하기 어려운 현실에 부딪혔다. 외국인력 유입은 비단 제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서비스업과 건설 현장에까지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80년대 후반 들어 나타난 국내 기업의 빠른 경제성장, 임금 수준의 상승 및 3D(Dirty, Difficult, Dangerous) 업종 작업장의 심각한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전 산업에 걸쳐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가속화된 결과다.

올 3월 현재, 우리나라 실업자가 95만명에 이르지만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 발을 구르고, 그 대안으로 고용허가제에 의한 외국인 근로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도 여의치 않은 산업체는 불법체류 외국인으로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현실이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 말 기준 60만명에 달하며 이는 국내 경제활동 인구의 약 2.4%를 차지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산업안전보건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도 동반 상승추세다. 2005년 화성 소재 전자부품공장에서 노말 헥산에 의한 중독으로 8명의 태국 여성근로자가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에 걸려 충격을 던졌는가 하면, 2006년 부산의 피혁공장에서는 중국인 산업연수생이 디메틸포름아미드(DMF)에 의한 독성간염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보면 2만6천53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당했고 이중 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3월말 현재)에도 1천501명의 외국인 근로자 산업재해가 발생해 전체 재해자수(2만1천177명)의 7.1%를 차지하는 등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산업안전 및 노동에 대한 건강권 확보 문제는 몇 가지 현실여건에서 기인한다. 이들은 대부분 체류기간 5년 미만의 미숙련 근로자로서 영세하고 작업환경이 열악해 한국인이 근무를 회피하는 통칭 3D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위험상태에 놓이거나 유해화학물질, 소음, 분진 등 건강유해요인에 노출될 소지가 크다. 뿐만 아니라 문화, 언어문제 등으로 유해한 작업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직무적응 또는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불법체류 근로자의 경우 고용불안에 의한 스트레스와 산재발생 등으로 신분이 노출될 경우 강제출국이라는 제도적 맹점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이며 세계 10대 경제교역국으로 발돋움했다. 여기에는 우리보다 경제발전이 더딘 개발도상국을 돌아봐야 할 국제적 책무가 수반된다. 내국인뿐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에도 관심을 갖는 의식수준의 선진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해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의 배려가 중요하다. 유해 작업과 유해 물질에 노출된 근로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빠짐없이 실시하고, 작업환경측정을 통해 유해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정기적인 안전보건교육을 통해 작업숙련도와 안전의식을 높이고, 문화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도 요구된다. 위험공정 및 설비를 안전하게 바꾸고 보호구를 지급하는 등 재해예방에 필요한 적정 투자가 필요하다. 산재예방을 위한 투자는 결코 경비가 아니며, 재해로 인한 손실비용보다 크지 않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여러 사건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는 일부 외국인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모든 외국인 근로자가 그럴 것이라는 편향적 시각을 버리고, 내국인이 기피하는 3D업종에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근로자로 그들을 대우해 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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