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초·중·고생 10명 중 2명이 학교 내에서 폭력을 경험했고 또한 학교폭력 휴유증으로 등교 거부, 자살 충동 등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겐 부모, 형제, 선생님 등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먼저 부모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툴툴 털어놓게 하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어야 한다.
학교폭력이 점점 저연령화 되면서 초등학교 때 시작된 왕따 폭력이 중학교 1학년 때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앞으로는 왕따 폭력을 경험하는 시기가 더 앞당겨져 몇 년 내로 학교폭력의 중심축에 초등학교 고학년(5.6학년)이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청소년의 신체적 발육이 왕성해지면서 사춘기가 빨라지고 인터넷과 게임 등을 통해 폭력문화를 접하는 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인데 우리 집 아이가 스마트폰게임 잘 하고 인터넷게임 잘 한다고 ‘IT신동’으로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필자는 경찰관 신분으로 지난 해 3월부터 관내 학생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해 오고 있다.
또한 안산상록경찰서에서는 올 해 신학기를 맞이해 심리상담사 자격증 소지 경찰관으로 해금 학교폭력 발생이 많은 중학교(14개교)에 1학교 1경찰관을 배치해 운영 중에 있다.
아이들에겐 무언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무관심이 문제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줄 어른이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진짜 죽고 싶어요’라며 고민을 털어놓는데 한 두 시간 얘기하고 나면 ‘이제 좀 살 것 같다’며 표정이 밝아진다.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80%는 해결된다고 본다. 여기에 경험자의 진심 어린 조언이 곁들여지면 아이들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부모들은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해 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조금만 신경써주면 아이들은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 어른이 봤을 때 별것 아닌 고민도 아이들에겐 죽을 만큼 급할 수 있다.
학교폭력으로 극심한 고통과 자살충동을 느끼면서도 주변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 갈수록 다양화 돼가는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교육은 물론이고 피해학생의 적극적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엄정한 조치가 요구된다.
이제는 개성이 무시된 교과과정, 무한한 입시경쟁 등은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심리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6월 중순경부터는 심리상담사 경찰관을 초, 고등학교에도 확대 배치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경찰관 및 전.의경을 대상으로 내부고객 만족도 향상 및 의무예방을 위해 직장 내 심리상담소를 개소할 예정으로 있다.
적극적인 상담과 우리 모두의 관심은 학교폭력 치유와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