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새누리당 대표(65)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평가가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라는 것이다. 항상 웃는 얼굴에 사소한 질문에도 정성껏 답변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이 눈길을 붙잡는다. 먼저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우선 많이 듣고, 속내를 드러내는데 판사출신답게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또한 외견과 달리 소신이 강하다는 의미에서 “소리없이 강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시절, ‘반값 등록금’과 관련해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의견이 분분하고 당내 인사들이 ‘반값등록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할 때 “여론을 조작하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해야지 현명한 시민들 다수가 따라가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해 정치권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너무 온순한 인상으로 대세에 끌려 다니며 지나치게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경도돼 있다고 공격하는 쪽에서는 ‘환관’ 혹은 ‘내시’라는 말로 민망하게 한다. 이번 새누리당 대선과정에서도 박 전 대표의 충실한 조연으로 실무형에 그칠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신임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60)는 강골중 강골이다. 소신이 지나쳐 독선에 가깝다는 비난을 받지만 그의 추진력과 기획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운동권출신 정치인이면서도 공직사회를 꿰뚫는 통찰력과 큰 선거를 기획하는 능력은 그의 돌출행동을 비난하는 쪽에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국무총리시절 행정부 전체를 손에 틀어쥔 장악력과 ‘일 잘하는 총리’라는 평가는 아직도 공무원 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특히 교육부장관 때는 수많은 교육전문가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고교 야간학습과 모의고사를 폐지하고 ‘무시험 대학입학 전형’을 관철했다. 이는 ‘이해찬 세대’의 학력 저하시비로 이어져 아직껏 평가가 분분하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를 평가하는 대표적 표현은 ‘버럭 이해찬’이다. 이는 그의 가감없는 소신표현을 입증하기도 하지만 5선 국회의원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원로의 정제되지 않은 언행을 비난는 표현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사전 약속대로 질문하지 않는다며 생방송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총리시절에는 국회에서 소신발언으로 국회의원들과 심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쨌든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완전히 상반된 성격의 당대표를 선출했다. 한쪽은 충실한 ‘관리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으며 또 다른쪽은 ‘킹 메이커’를 자임하고 있다. 어떤 유형의 당대표가 정권창출을 이뤄낼지 궁금하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