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자전거 지옥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마음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난 시절 200억원을 넘게 들여 수원시내에 거미줄망 자전거 도로를 갖췄다고 항변하는 수원시 공무원들은 이점에 대해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시민들이나 자전거 동호인들은 수원시내 도로에서 자전거 타기는 거의 목숨을 내놓고 타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수원시의 자전거 정책에 관한 코미디는 수원천에서 찾을 수 있다. 시는 수원천을 정비하면서 물줄기 양옆으로 시민들이 걷거나 조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조성해 놓았다. 그런데 이 길에 자전거 표식을 해놓은 것이다. 그러나 수원천에 조성된 이 길이라는것이 행인 두명이 같이 걸어가면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협소한데 자전거까지 씽씽 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전거는 평지에서 속도를 내면 평균 시속 20㎞ 이상을 낼 수 있다. 장애물을 발견하고 급제동을 걸었을때 5m이상 밀리게 된다. 자전거 특성상 어쩔수 없는일이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행인들과 잦은 마찰도 생긴다. 행인들이 안전에 큰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이곳에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까지 합세해 행인들의 안전사고를 위협하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광교저수지에서 버스종점으로 이어지는 회주도로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자연경관이 그렇다는 얘기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탈려면 거의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시내에서 자전거를 탈 여건이 되지 못한다면 광교저수지 회주도로만이라도 자전거를 맘껏 탈 수 있도록 자전거도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광교산은 10여년전부터 전국의 자전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유명하다. 회주도로를 거쳐 미군 통신대로 이어지는 업힐코스는 경사도가 만만치 않아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마이나들은 이곳을 ‘광교산 빨래판’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반딧불이 화장실에서부터 빨래판 코스가 시작되는 버스종점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세계지구환경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를 방문한 염태영 수원시장이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내년에 수원에서 개최되는 ‘생태교통 페스티벌’ 협조를 당부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 생태교통 페스티벌은 석유고갈시대를 가정해 자전거 등 비동력, 무탄소 친환경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미래도시의 실제모습을연구하는 활동을 한다고 한다. 가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염 시장의 모습을 봤다. 염 시장의 자전거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꿨으면 한다. 자전거 보험만으로는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